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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곳서 거절당했는데”…거주시설 확충 빠진 중증장애인 돌봄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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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기자

승인 : 2026. 09. 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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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거주시설 소규모화·자립 지원 '투 트랙' 기조
부모들 "다양한 주거 형태 선택할 수 있어야"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 책임제 추진방안 발표하는...<YONHAP NO-5729>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 책임제 추진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정부가 최근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추진방안을 밝혔으나 당장 입소난을 해결할 거주시설 보강 방안은 빠졌다. 복지당국은 기존 시설의 소규모화·전문화와 지역사회 자립을 돕는 투 트랙 지원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13일 보건복지부의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추진방안'에 따르면, 거주시설 전환 대책으로는 중증 와상장애나 의료 연계가 필요한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24시간 의료 및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자립을 위한 매입임대 확충 등의 대책이 제시됐다.

앞서 '피터팬 아빠' 고(故) 전경철 작가의 안타까운 사연과 함께 장애인 거주시설 입소난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지만, 정작 관련 지원 대책은 빠진 것이다. 아들을 20년 넘게 홀로 돌보던 전 작가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아들을 맡아줄 전국 거주시설을 1년 넘게 1000여 곳을 수소문했지만 모두 거절당한 바 있다.

현재 중증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돌봄 한계에 부딪혀 거주시설 입소를 희망하지만, 대기자가 지나치게 많거나 돌봄이 어렵다는 이유로 입소가 거부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차전경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거주시설에 대기자도 많아 최중증은 돌보기 어려운 면들이 있다"며 향후 시설 개선과 자립 지원이라는 '투 트랙' 방향성을 설명했다.

차 국장은 "그간 대규모 수용시설과 같은 인권적이지 않은 거주시설에 대해 비판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시설을 소규모화·개인화하여 각각의 방을 갖추게 하고 의료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립 대책에 대해서는 "내년 3월 자립지원법 시행에 맞춰, 거주시설 거주자나 학대 피해자 중 지역사회 자립이 가능한 이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욕구 조사를 거쳐 전국적으로 자립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기존 평일에만 제공되던 24시간 1대1 돌봄을 주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주말 24시간 돌봄 지원 대상은 보호자 유무보다는 고령이거나 질병이 있어 실질적으로 돌봄이 어려운 경우 등이 지침이 될 예정이다.

돌봄이 일부 확대되지만, 고령화되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거주시설 대책은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의학적으로 40세면 조기 노화가 시작되는 발달장애인들은 최근 건강권 강화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지만, 특성상 노인요양원이나 기존 장애인 시설 모두 입소를 꺼려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장애인 돌봄 및 사회적 고립 위기는 발달 장애만의 문제도 아니다. 정부가 올해 2월부터 운영 중인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에 따르면, 고독사 위험자로 발굴되어 구체적인 정보가 입력된 4만3858명 중 장애인이 76.4%(3만3491명)를 차지했다. 이 중 대부분은 지체장애인이었다.

거주시설 이용자 가족들은 시설 전문화와 주거 선택권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는 지난 2일 성명서를 내고 "진정한 장애인 권리는 자립의 강요가 아니라 다양한 주거 형태를 선택할 권리"라며 "당사자가 스스로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준비 없는 자립 강요는 '사회적 방임'이자 돌봄 책임을 고스란히 고령의 부모와 가족에게 전가하는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장애 당사자의 유형과 장애 정도, 개별적 특성에 따라 지역사회 자립생활이든, 현대화된 전문 거주시설이든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참된 인권"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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