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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슬림 장관은 집행만”… 말레이 野 이슬람당 발언에 ‘위헌·신정국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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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9. 1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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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 하디 대표 "무슬림이 정책 입안하고 비무슬림은 시행만 담당"
여당 연합 DAP "명백한 위헌이자 국가 분열 책동" 강력 반발
5대 종교 협의회 "이슬람 신정국가 추진… 법 앞 평등 원칙 훼손"
MALAYSIA UNEMPLOYMENT <YONHAP NO-7295> (EPA)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한 노동자가 대형 국기 옆 건물의 외벽 창문을 닦고 있다/EPA 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원내 단일 정당 최대 의석을 보유한 보수 이슬람계 야당 범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의 압둘 하디 아왕 대표가 집권 시 비무슬림 장관의 권한을 단순 행정 집행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혀 거센 위헌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채널뉴스아시아(CNA) 등에 따르면 하디 대표는 지난 5일 클란탄주 코타바루에서 열린 제72차 PAS 연례 전당대회 폐막 연설에서 "PAS 정부에서는 비무슬림도 장관직을 맡을 수 있지만, 역할은 정부 정책의 집행을 감독하는 부처로 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주요 정책의 입안과 결정권은 무슬림이 독점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디 대표는 비무슬림이 맡을 수 있는 부처의 예시로 공공사업부와 산림부를 거론했으나, 말레이시아 행정부 조직에는 실제 산림부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아울러 "이슬람 종무 및 샤리아(이슬람 율법) 시행 관련 업무는 반드시 무슬림이 전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언 사실이 알려지자 연립 여당과 종교계는 헌법 질서를 부정하는 시도라며 즉각 반발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이끄는 여당 연합 희망동맹(PH)의 핵심 정당 민주행동당(DAP)의 람카르팔 싱 의원은 11일 성명을 통해 "말레이시아 연방헌법 어디에도 인종이나 종교에 따라 내각 각료직을 배분하도록 규정한 조항은 없다"며 "하디 대표의 위험한 발언은 다민족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분열적 망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야당 연합 국민동맹(PN)에 소속된 비무슬림 정당들을 향해서도 공식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고 압박했다.

말레이시아 불교·기독교·힌두교·시크교·도교 등 비무슬림 5개 종교 연합체인 종교간협의회(MCCBCHST) 역시 성명을 내고 "PAS가 사실상 말레이시아를 이슬람 신정(神政)국가로 탈바꿈시키려 하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협의회는 하디 대표가 2018년에도 집권 시 정책 결정용 무슬림 내각과 단순 집행용 비무슬림 내각의 '이원화'를 주장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모든 국민의 법 앞 평등과 동등한 보호를 보장한 연방헌법 정신과 신정국가는 결코 양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디 대표의 배타적 종교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3년에도 "총리와 정책 결정권자는 무슬림이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2017년에는 "말레이계 무슬림만 내각에 참여해야 한다"고 발언해 여야 모두로부터 "비무슬림을 2등 시민으로 전락시키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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