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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마을'은 이런 이대원의 모색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전통적인 십장생도의 길상적 도상을 현대적인 회화 언어로 풀어냈다. 산과 나무, 사슴, 구름 등은 깊이 있는 원근법에 따라 배치되기보다 화면 위에 하나의 문양처럼 펼쳐진다. 붉은색과 청색, 녹색, 황색 등 선명한 색채 역시 서로 섞이지 않고 또렷하게 병치돼 화면에 경쾌한 리듬을 만든다.
형태를 굵은 선으로 구획하고 그 안을 크고 작은 색면으로 채운 방식은 전통 자수병풍을 연상시킨다. 색실로 윤곽을 만들고 면을 채워가는 자수의 조형 방식을 서양화의 재료인 유화로 새롭게 풀어낸 것이다. 화면 상단 한쪽에 해를 배치한 것도 눈길을 끈다. 달을 그린 또 다른 작품과 한 쌍을 이뤄 해와 달이 서로 대응하는 전통 병풍 형식으로 구상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대원은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적 소재를 현대적인 조형 언어로 바꾸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갔다. 1964년 '코리아 저널(Korea Journal)'에 실린 아서 J. 맥태거트(Arthur J. McTaggart)의 글에서도 이대원은 동양화와 서양화의 장점을 함께 소화한 작가로 평가됐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