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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범죄’만 중수청이 다시 본다…죄명 따라 달라지는 ‘사법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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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승인 : 2026. 09.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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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등 한해 보완수사·재수사
불분명한 범죄 기준에 혼란 불가피
법조계 '전건송치제도' 복원 목소리
형사사법 체계 개편에 따른 중수청법 개정안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9차 본회의에서 형사사법 체계 개편에 따라 개정된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민의힘 반대 속 통과됐다. /연합뉴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중대범죄뿐만 아니라 경찰이 수사한 '7대 사회적 약자 범죄'까지 보완수사하게 됐다. 경찰의 부실수사를 견제하기 위한 취지인데 법조계에선 부실수사는 죄명을 가리지 않는 만큼 보완수사 대상을 7개 범죄로 한정할 근거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중수청법 개정안은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 등 7대 범죄에 대해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에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윤기 사건·제주 실종자 사건 등 경찰의 부실수사와 사건 암장 우려가 잇따르자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한해 중수청이 경찰 수사를 다시 들여다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문제는 보완수사 대상을 7대 범죄로 한정한 기준부터 불분명하다는 데 있다. 죄명이 아니라 개별 사건의 수사 완결성을 기준으로 보완수사 필요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어떤 사건을 '7대 범죄'로 볼 것인지도 모호하다. 여러 혐의가 얽힌 사건에서 일부 혐의만 7대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 중수청이 사건 전체를 보완수사할 수 있는지, 해당 혐의만 떼어 다시 수사해야 하는지 뚜렷한 기준이 없다. 결국 경찰이 처음 어떤 죄명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중수청의 보완수사 여부와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시행 전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공소청에 보내 기소 여부를 판단받는 '전건송치' 제도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건송치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부여되면서 폐지된 제도다. 현재도 경찰의 불송치 사건 기록을 검사가 최대 90일간 검토하고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하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지만 이미 경찰이 종결한 사건을 사후적으로 살펴보는 방식만으로는 통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법률사무소 정(正)의 정지웅 변호사(변호사시험 1회)는 "보완수사·재수사의 필요성은 범죄의 종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사건의 수사 완결성과 증거관계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며 "전건송치를 전체 범죄로 확대해 수사는 수사기관이, 기소 판단은 공소기관이 책임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제대로 구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중수청이 중대범죄 수사에 더해 사회적 약자 사건의 보완수사까지 담당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를 두고도 의문이 제기된다. 자칫 경찰 수사를 다시 들여다보는 또 하나의 기관이 추가되면서 수사 절차만 복잡해지는 '옥상옥'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사법연수원 41기)도 "이미 중대범죄 수사만으로도 업무 부담이 큰 조직에, 전국에서 넘어오는 사회적 약자 사건의 보완수사까지 맡기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경찰의 보완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간이 지난 뒤 중수청으로 넘어오면 중수청은 처음 보는 기록을 다시 검토해 수사를 해야 하는데 그 사이 증거는 사라지고 피해자는 더 오래 기다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 제도는 사회적 약자 사건을 더 신속하고 충실하게 처리하기보다, 기관 하나를 더 거치게 만들어 절차와 시간을 늘릴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며 "지금은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돌아갈지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이 앞서가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정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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