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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노동이사제 10년… “제도 확산 넘어 현장 반영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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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9.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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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대한민국노동이사협의회 공동상임의장
2016년 서울서 첫발… 올해로 제도 시행 10년
“안건은 문서로 올라오지만 결과는 삶으로 내려와”
제도 확산 뒤 실질적 참여·운영기반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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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대한민국노동이사협의회 공동상임의장(오른쪽)/정순영 기자
"자리를 만드는 것에서 제도가 끝나서는 안 된다.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실제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 노동이사제 조례 제정 10주년을 앞두고 박경은 대한민국노동이사협의회 공동상임의장은 27일 제도의 안착보다 실제 작동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는 29일은 '서울특별시 근로자이사제 운영에 관한 조례'가 공포·시행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서울에서 시작한 제도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됐고, 2022년에는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으로 국가 공공기관에도 도입됐다. 노동자 대표가 사업계획과 예산 등 주요 안건을 다루는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결정의 영향을 받는 현장의 경험을 경영 판단에 반영할 통로가 마련됐다.

전국공공기관노동이사협의회 의장이자 서울시120다산콜재단 노동이사인 박 의장은 2009년 야간상담사로 입사해 2018년부터 노동이사로 활동했다. 처음에는 질문을 하면 답변할 동료 직원이 곤란해질까 망설였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묻지 않은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현장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력을 줄이거나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결정은 몇 장의 문서로 올라오지만, 현장에서는 누군가 업무를 더 맡고 부족한 인력을 메워야 한다. 노동이사가 안건을 살필 때 예산과 성과지표뿐 아니라 그 결정으로 직원의 일이 어떻게 달라질지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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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열린 '노동이사제 4년, 이사회는 무엇이 달라졌나' 실증연구 보고회 현장./정순영 기자
다산콜의 감정노동은 이런 역할을 보여주는 사례다. 상담사는 화를 내거나 불안해하는 시민을 응대하지만, 전화 한 통을 마친 뒤 어떤 마음으로 다음 전화를 받는지는 상담 건수와 대기시간에 담기지 않는다. 상담사를 대신해 악성 민원을 받아내는 직원들의 부담도 있다.

박 의장은 "시민에게 마음을 다독이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마음도 보호받아야 한다"며 "악성·강성 민원으로부터 상담사를 보호하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상담사를 보호하는 부서의 직원들은 또 누가 보호하는지, 감정노동에 대한 기관의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이런 질문은 이사회 안건 한 장에 담기 어렵다"고 짚었다.

노동이사의 참여가 직원의 처우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현장의 인력과 업무 부담을 살피는 일은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서비스의 운영과도 연결된다. 노동조합이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교섭하고 요구한다면, 노동이사는 그 문제가 기관의 의사결정에 어떻게 반영돼야 하는지 이사회에서 묻고 판단하는 역할을 맡는다.

제도가 확산된 만큼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기반도 필요하다. 지방 노동이사제는 여전히 지자체 조례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박 의장은 앞서 지역마다 명칭·선출방식·임기·정수 등이 다른 현실을 지적하며 지방공기업법과 지방출자출연기관법 등에 제도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법적 근거와 함께 노동이사가 이사회에서 실질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도 제도 정착의 한 축이다. 박 의장은 "이사회에서 개선을 요구하고 답변을 들었다고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달라졌는지, 약속한 대책이 이행됐는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있었는지를 다시 확인해야 했다"며 "안건은 문서로 올라오지만, 결정의 결과는 사람의 삶으로 내려온다"고 밝혔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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