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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인재 양성의 산실’ 서울제주도민회장학회가 58년 지탱한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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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완 기자

승인 : 2026. 09. 3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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괸당문화와 설문대할망 정신으로 뭉쳐
1968년 107만6000원으로 사업시작
2600명넘는 학생에 23억이상 장학금
지원받았던 학생, 장학금 내며 정신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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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제주도민회장학회가 지난 18일 서울제주도민회회관에서 제 117차 장학금 수여식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장학회 제공
제주인들은 섬을 떠나 객지로 간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형제도, 친척도 곁에 없는 낯선 도시로. 거대한 서울에서 제주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했다. 고향 이야기를 나누고 익숙한 말씨를 듣는 순간,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주인이라는 인연만으로도 그랬는데, 고향 선배에게 장학금까지 받은 청년의 마음은 얼마나 든든했을까. 자신의 앞날을 믿고 배움의 길을 응원하는 어른이 있다는 사실은 객지 생활을 견디는 든든한 힘이 된다.

(재)서울제주도민회장학회는 바로 이같은 마음을 품고 시작했다. 섬을 떠나 먼저 자리 잡은 선배들이 뒤따라 온 후배의 손을 잡아주는 동행이다. 그 손길에서 성장한 제주 인재들은 다시 고향과 도민사회에 힘을 보태며 세대를 잇고 있다.

58년의 역사, 107만원에서 시작된 제주 후학 양성의 초심

서울제주도민회장학회는 1968년 초대 이사장인 고(故) 채몽인 애경 창업자를 비롯한 제주 출신 인사 33명이 장학기금 107만6000원을 출연해 '재경제주장학회'로 출범했다. 첫해 학생 8명에게 한 사람당 3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며 시작된 사업은 2000년 재단법인 설립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장학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2학기까지 통산 117회에 걸쳐 누적 2602명에게 총 23억4150여만원이 지원됐다.

지난 18일 서울제주도민회 회의실에서 열린 '2026년 2학기 장학증서 전달식 및 장학금 수여식'에는 장학생 28명 중 23명과 학부모 3명이 참석했다. 이날 한 사람당 250만원씩 총 700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김창희 이사장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처음 3만원 지급하던 장학금이 이번 학기 250만원으로 커져 세월의 변화를 실감하지만, 1968년 이후 단 한 순간도 '제주 후학 양성'이라는 초심만큼은 흔들린 적이 없다"며 "제주 미래의 동량을 키워내는 이 일이야말로 우리 장학회가 존재하는 가장 큰 보람이자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고인봉 상임이사의 사회로 김창희 이사장과 김상윤 서울제주도민회장을 비롯해 현우종 장학선정위원장, 문한샘 이사, 고창민 서울제주도민회 상근부회장, 김미란 탐라영재관장, 강철준 제주도청 중앙협력본부장이 참석해 장학생들을 격려했다.

한 학부모는 "장학회를 통해 아이와 부모 모두 제주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깊이 새기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학금을 받은 한 학생은 "'삼춘'들의 사랑, 본인도 후일에 꼭 삼춘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춘은 제주에서 이웃 어른을 친근하게 부르는 호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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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희 이사장(오른쪽)이 누적 장학금 3000만원을 달성한 이기상 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장학회 제공
도움을 기억하고 되돌리는 세대 간의 나눔 릴레이

장학사업으로 맺어진 인연은 단순한 수혜에 그치지 않고, 후배가 다시 선배가 되어 사랑을 베푸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전 새서울내과영상의학과의원 이기상 원장은 서울대 의대 1학년이던 1973년 제11차 장학생으로 선발돼 3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그는 그 시절의 도움을 잊지 않고 2012년부터 매월 20만원씩 기부를 시작했으며, 2025년 4월부터는 금액을 증액해 매월 30만원씩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장학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이 원장은 "장학회가 있어 당시 학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회고하며 세월을 건넌 나눔을 실천했다.

강한일 전 서울제주도민회장 역시 지금까지 장학회에 2억4000만 원을 기부하며 후학 양성을 뒷받침했다. 장학회 이사와 장학생 선정위원장을 역임한 그는 선정 과정에서 누락되기 쉬운 어려운 학생들을 사비로 돌보기도 했다. 금전적 후원뿐만 아니라, 도민회 활동 참여와 후배 조언 등 재능기부도 이어지며 도민사회를 지탱하는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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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차 장학금 수여식에서 김창희 이사장(가운데)이 학생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장학회 제공
괸당의 유대와 설문대할망의 정신으로 이어지는 동행

제주에는 친척을 뜻하는 '괸당문화'의 오랜 전통이 있다. 서로를 아끼고 힘을 보태는 마음은 섬을 떠나 서울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오늘의 장학사업을 지탱해 왔다.

고향을 품고 사람을 보살피는 넉넉한 마음, 다음 세대가 살아갈 터전을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은 제주를 빚었다는 설문대할망의 정신을 닮아 있다. 장학금을 받는 순간은 짧아도 그 따뜻한 마음은 청년들의 삶에 오래 남는다.

부두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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