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출신 김미숙 경기도부의장 "괸당들 보난 막 좋수다" 향수
강희중 회장 "우리는 세상 어디에 있든 결코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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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의정부 녹양역 앞 한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는 이들의 걸음마다 익숙한 정겨움이 묻어났다. "혼저 옵서, 2층이우다(어서오세요 2층 입니다)." 입구를 지키는 안내문과 제주의 바다 풍경은 그저 문턱 하나를 넘었을 뿐인데, 우리를 홀로코롬(포근하게), 제주 대정이나 구좌의 어느 올레길목으로 데려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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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덜 도르멍 옵써!"… 전복 20kg에 실려 온 고향의 맛
총무의 한마디에 경기 북부 구석구석에 터를 잡은 제주인들이 바삐 걸음을 재촉했다. "확 덜 도르멍 옵써, 전복 올라 왐수다!" (빨리들 뛰어오세요, 전복이 올라왔어요). 이 한 마디에 만사 제쳐두고 56명이 모였다.
1995년 무렵부터 하나둘 모여 이제는 100여 명이 훌쩍 넘었다. 모임 이름은 '조쿠제기'. 사업가부터 전·현직 교장, 대학교수, 공무원, 법조인, 의료인,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이들이지만, 모여 앉고 보니 결국 다정하고 순박한 고향 동네 형·동생이자 삼촌과 조카였다.
이날 식탁에는 고향 제주에서 직송된 싱싱한 전복 20kg이 식탁에 올라왔다. 붉은 한우가 익어가는 불판 옆으로 오독오독 씹히는 전복회가 오가고, 젓가락이 부딪칠 때마다 뱃속은 고향의 맛으로 가득했다. 제주 해녀들이 이어도사나 생명을 건 물질 노래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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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떠났어도 끊어지지 않는 영원한 울타리 '괸당'
이날 자리는 피와 혼인으로 맺어진 괸당들의 따스한 온기로 가득했다. 포천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모임을 이끄는 강희중 회장(포천 강병원 원장)은 "우리가 세상 어디에 있든 결코 혼자가 아님을 뭉클하게 일깨워주는 모임"이라며 "제주 사람들의 끈끈한 핏줄이자 정(情)의 공동체인 괸당문화는 육지의 찬바람도 막아내는 든든한 방패역할을 한다"고 했다.
제주 사위로 한 가족이 된 김원기 의정부시장 부부도 함께 했다. 처가가 구좌읍이라는 김 시장은 "일찍 괸당이 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고, 참석자들은 박수와 웃음으로 환영했다. 성이 달라도 제주의 인연으로 엮이면 모두가 한 가족이 되는 '조쿠제기' 특유의 넉넉한 품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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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괸당들 보난 막 좋수다"… 타향에서 느끼는 제주의 정
남원 출신 김미숙 경기도의회 부의장은 "오랫만에 괸당들 보난 막 좋수다"라며 웃었다. 오랜만에 고향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하니 이토록 좋을 수가 없다는 그 한마디 사투리에는, 타향에서 겪어낸 수많은 날들의 위로가 녹아 있었다. 김 부의장은 고향 사람들이 보내주는 든든한 응원 덕분에 언제나 '요망지게(야무지고 당차게)'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다고 했다.
지문처럼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제주에서 태어났거나 제주와 인연이 닿아 이 땅에 뿌리내린 이들은 이날 하루 고향의 말과 맛을 안주삼아 시름을 덜었다.
9월의 마지막 밤, 의정부의 한 작은 식당은 더 이상 빌딩 숲 속 육지가 아니었다. 거칠고 푸른 제주의 바다를 품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정겨운 제주 마을이였다.
김상윤 서울제주도민회장은 "이디저디 흩어져 살멍 힘들주만, 괸당들 있으민, 이디 저디 딩글어도 웃어수다. 경 살아가게 마씸(여기저기 흩어져 살면 힘들지만, 이웃들 있으면, 이리저리 뒹굴어도 웃습니다. 그렇게 살아갑시다)."이라며 제주 토속 말씨로 회원들을 격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