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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합의 부결에 크레인 농성… 조선업 임단협 장기화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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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10. 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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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노조, 합의안 투표 부결
교섭 재개 요구속 추가 쟁의 가능성
한화오션, 원·하청 교섭 이중 부담
교섭 지연 속 생산·납기 차질 우려
조선업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장기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재교섭에 나서야 하고, 한화오션은 정규직 노조의 크레인 고공농성에 하청노조와의 교섭까지 겹쳤다. 노조 측은 협상 장기화의 원인을 무리한 요구가 아닌 성과 배분과 노동조건 개선에 대한 현장의 불만에서 찾고 있어 노사 간 입장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가 마련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은 지난 2일 조합원 투표에서 52.14%의 반대로 부결됐다. 기본급 12만원 인상과 격려금 등 1100만원 및 200% 지급이 포함됐지만 조합원 과반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노조는 부결 이후 교섭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김동하 전국금속노동조합 HD현대중공업지부장은 지난 8일 담화문에서 "의견일치안 부결 이후 현장의 목소리를 다시 확인했고, 교섭 재개도 공식 요구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측이 조합원 요구를 외면할 경우 쟁의전술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회사 측은 기존 합의안이 조선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은 잠정합의안 부결 당시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안타깝다며 성과에 대한 합리적 보상과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의 제시안이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며 최근 3년간 모든 업종을 통틀어 최고 수준의 기본급 인상률(평균 6.2%)을 단행했고, 최근 5년간 매달 고정적으로 받는 임금도 20% 이상 늘었다"면서 "(잠정합의안 부결에 대해서도) 회사는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의 갈등은 더욱 복잡하다. 회사는 지난 7일 기본급 13만8689원 인상과 일시금 750만원 지급 등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내놨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확대, 성과급 지급기준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8일에는 김유철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장이 거제사업장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노조가 임금과 성과급 등에서 추가 양보를 요구하는 가운데 사측은 농성이 안전과 생산활동을 위협한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정인섭 한화오션 경영지원실장은 담화문에서 "안전과 생산을 위협하는 것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협상장에서 구체적인 요구를 논의하자고 밝혔다. 회사는 연간 100만 복지포인트 등 지속적인 처우 개선을 제시했고, 성과급 지급기준은 노사 태스크포스(TF)에서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청노조와의 교섭도 시작됐다. 한화오션은 8일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웰리브지회와 첫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다음 주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하청노조는 원청의 노동조건 개선 책임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교섭에 성실히 임하되 설비 점거는 중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회사는 노동부 교섭지도에 따라 약속한 바와 같이 상견례에 참석하여 성실히 교섭에 임했으며, 차주 교섭을 이어가기로 했다"면서 "하지만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11일 현재까지 12일간 불법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어 유감"이라고 밝혔다.

조선 3사 가운데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곳은 삼성중공업뿐이다. 삼성중공업은 기본급 5.2%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데 합의했다.

조선업계의 핵심 쟁점은 실적 개선에 따른 성과를 어떻게 나누느냐다. 노조는 호황에 걸맞은 보상을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미래 투자와 인건비 부담, 생산 안정성을 강조한다.

따라서 교섭 지연과 농성이 장기화하면 조선업계 전반에서 납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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