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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자동화를 넘어 ‘자율운영’으로…현대차그룹, 제조 ‘패러다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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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10. 1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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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9~21일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 비전 제시
SDF 추진 기반 기술 등 200여건 제조 신기술 전시
"생산 현장에 적용 확대…협업 기회 모색할 것"
"자동화를 확대하는 것을 넘어 공장이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하면서 진화하는 '자율 운영 공장'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영태 현대차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 센터장 상무는 지난 16일 의왕연구소에서 열린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6'에서 미래 제조 혁신의 방향을 이같이 제시했다.

최 센터장은 자율 운영 공장에 대해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최적화되는 공장"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로봇은 제조 현장의 위험 작업을 대체해 안전을 보장하고, 사람의 역할은 반복적이고 일률적인 노동에서 판단과 관리의 영역으로 바뀔 것"이라며 "저희가 추구하는 자동화의 목적은 사람을 줄이는 게 아니라, 사람이 더 안전하고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제조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공장별 특성과 구축 단계에 맞춰 자율 운영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 센터장은 "자율 운영 공장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술을 실증하고 표준화한 뒤 단계적으로 많은 시간을 거쳐야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이달 양산을 앞둔 울산 전기차 신공장에는 자동화 기술을 최대한 적용하고, 제조 AI 에이전트 '폴라리스'를 비롯한 자율화 시스템을 도입한다. 폴라리스는 생산·품질 데이터를 분석해 공장 가동 현황과 품질 결함, 원인 및 조치 방안 등을 파악하도록 지원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공장별 특성과 구축 단계에 맞춰 자율 운영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는 미래 제조 기술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고 있고, 미국 조지아주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조립과 물류 분야에 자동화 기술을 폭넓게 적용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슬로바키아 공장 등 기존 해외 공장에도 표준 제조 플랫폼과 데이터 기반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싱가포르 센터에서 가상 환경 기반의 자율화 제조 시스템을 구축·검증하고, 이렇게 검증된 기술을 미래 신공장에 적용해 2032년부터 휴머노이드와 전면 자동화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현장에선 이 같은 구상을 현실로 옮기기 위한 기술들이 공개됐다. 이 자리에선 엔비디아의 '아이작 심(Isaac Sim)' 등을 활용해 실제 제조 환경을 가상공간에 구현하고, 설비와 로봇의 동작을 사전에 검증하는 기술이 주목을 받았다. 이는 엔비디아와 협업하는 첫 번째 실행 사례다.

기존에는 로봇과 설비의 시뮬레이션을 개별적으로 진행한 뒤 실제 현장에서 연동 시운전을 거쳐야 했지만 가상공간에서 중력과 충돌, 마찰 등을 반영해 설비와 로봇의 움직임을 함께 검증하면 현장 시운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기술을 울산 전기차 신공장의 신차 준비 시운전 단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권희종 현대차·기아 자동화설계팀 책임은 "현대차는 실제 제조 공정 현장 데이터와 제조 도메인 역량을, 엔비디아는 AI 플랫폼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양사가 두 역량을 결합해 현장의 문제를 가상에서 정밀하게 재현하고 예측하는 기술 체계를 공동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의 손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는 로봇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로봇 그리퍼를 활용해 전기차 프론트 섀시 모듈의 서스펜션 스프링에 걸린 운송용 와이어를 제거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부품을 집고 옮기는 단순 작업을 넘어 형상과 작업 조건이 다양한 부품을 다룰 수 있도록 로봇의 활용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다. 현장 적용은 늦어도 내후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19일부터 21일까지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전환을 위한 제조 신기술 200여 건을 선보인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혁신 제조기술의 우수성과 실용성을 업계와 협력사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생산 공장에 신기술 활용 분야를 더욱 확대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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