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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영웅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소방관의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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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10. 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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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으로 향한 소방관, 정작 이들을 지킬 안전장치는 충분했나
희생 뒤에야 돌아보는 안전대책…이제는 현장에서 작동하는 시스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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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의 한 금속부품 도장 공장에서 화재 진압을 마친 소방대원이 동료 소방관의 심각한 부상 소식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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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불길을 피해 달아납니다. 그러나 소방관은 그 반대편으로 향합니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이들의 일이지만 희생까지 당연한 것은 아닙니다. 사람을 구하러 간 소방관이 무사히 돌아오는 것. 그것은 조직이 지켜야 할 약속입니다.

지난 16일 경기 부천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던 김진석 소방위가 순직했습니다.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교대를 앞둔 그는 건물 내부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다 불길과 연기에 고립됐습니다.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올해 화재 현장에서 입은 부상 등으로 숨진 소방관은 4명입니다. 지난 3월 경기 고양에서 성치인 소방경이 치료 중 숨졌고 4월 전남 완도에서는 박승원 소방경과 노태영 소방교가 순직했습니다.

순직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방지 대책이 나옵니다. 지난 7월 소방청은 완도 사고 조사에서 위험정보 공유와 현장 지휘체계, 동료구조팀 운영의 문제를 확인하고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3개월여 만에 또 한 명의 소방관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두 사고의 원인은 다르고 이번 사고에서 안전관리상 잘못이 있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앞선 희생으로 확인된 문제들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는 물어야 합니다.

부천 사고 유족은 공장 작업자들이 대피한 상황에서 충분한 현장 파악 없이 내부에 진입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소방당국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진입 판단의 적절성과 별개로 대원을 보호할 장치가 충분했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위험물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사고 발생 전부터 전문 구조인력을 대기시키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문제는 소방관의 용기가 아닙니다. 위험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았는지, 지휘부가 진입과 철수의 위험을 적절히 판단했는지, 대원이 고립됐을 때 즉시 구할 준비가 돼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개인의 경험과 판단에만 안전을 맡겨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순직 소방관에게는 늘 영웅이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헌신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하는 일은 마땅합니다.

그러나 영웅이라는 말이 반복되는 희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됩니다. 한 사람의 순직 뒤에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가족을 기다려야 하는 사람들의 삶이 남습니다. 우리는 소방관에게 위험한 순간 가장 먼저 달려와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위험에서 빠져나와야 할 때 누가, 어떻게 지켜줄 것인지에도 답해야 합니다. 소방관을 영웅으로 기억하는 사회를 넘어, 소방관이 살아 돌아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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