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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로 영역 넓히는 국정원…기술유출·공급망 위협 대응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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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10. 20.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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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방첩 중심서 경제안보로 정보활동 확대
12월 개정 국정원법 시행…경제안보 법정 직무 명시
해외 기술유출 198건…정보 수집·위험 조기 탐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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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국정원)이 경제안보를 핵심 업무로 삼고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과거 대공·방첩 업무에 무게를 뒀던 국정원의 정보활동이 해외 산업기술 탈취와 국가 배후 해킹 등 개별 기업의 자체 보안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 등 첨단기술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해외 정보 수집과 방첩 역량을 갖춘 국정원이 경제안보의 핵심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19일 법제처에 따르면 지난 9월 29일 공포된 국가정보원법 개정법률은 오는 12월 30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법의 핵심은 국정원의 직무에 '경제안보'를 명시했다는 점이다. 지금껏 국정원은 직간접적으로 국내 기술 유출과 글로벌 공급망 확보 등 경제안보 분야의 업무를 수행해왔으나 이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개정법에는 경제안보품목과 서비스의 공급망 안정화,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국가자원안보, 국가첨단전략산업과 핵심기술 보호, 전략물자 수출입 등이 포함됐다. 이는 국가 간 경쟁이 군사·외교를 넘어 기술과 산업으로 확대되는 안보 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조치다. 반도체·인공지능(AI)·배터리 등 핵심기술은 개별 기업의 수익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경제안보는 크게 산업기술 유출 방지와 공급망 안정화로 나뉜다. 특히 외국 정부나 정보기관이 위협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기업 보안과 차이가 있다. 해외 세력의 기술 탈취나 국가 차원의 경제적 압박에 대응하려면 기업의 보안 역량뿐 아니라 해외 정보 수집과 방첩 기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산업기술 유출은 사후 대응만으로 피해를 회복하기 어렵다. 관련자를 검거하더라도 이미 해외로 넘어간 기술이나 연구성과를 완전히 회수하기 쉽지 않아서다. 기술유출이 발생한 뒤 범인을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에서 이뤄지는 핵심 인력 포섭과 기술 탈취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는 정보활동이 중요한 이유다.

실제 산업기술 해외 유출은 상당한 규모로 발생하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적발한 산업기술 해외 유출은 19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가핵심기술 유출은 58건이다. 산업별로는 반도체가 57건으로 가장 많았고 디스플레이(40건)·전기전자(28건)·조선(13건) 순이다.

공급망 안보 역시 국정원이 활동 영역을 넓히는 분야다. 한국은 2019년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와 2021년 중국발 요소수 수급 불안을 겪었다. 특정 국가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가 높을 경우 해외 정책 변화가 국내 산업과 물류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공급망 안정화 정책은 주로 산업·통상부처가 담당한다. 수입선 다변화와 대체 소재 개발, 전략물자 비축 등이 대표적이다. 국정원은 이와 별도로 해외의 전략자원 통제 움직임과 경제적 압박 가능성 등 안보 관련 위험정보를 수집·분석해 정책 판단을 지원할 수 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국정원법 개정으로 그동안 국정원이 수행해 온 산업기술 해외 유출 방지 활동을 법적 근거에 따라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사이버보안 등 국가 전략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반도체 기술 등이 해외로 유출되면 국익뿐 아니라 경제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술유출을 막기 위한 사전 예방과 사후 탐지, 긴급 대응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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