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미술관 출품 '시왕도' 위작 의혹엔 "진품"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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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관장은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묵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의 감정 경위를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나 자신이 서화사 전공자라서 확신했다"고 말했다. 외부 전문가의 별도 감정 없이 자신의 판단을 토대로 작품을 전시했다는 취지다.
'한 그릇의 밥도 다 나라의 은혜'라는 뜻의 이 유묵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7월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애국지사 박원근(1912~1950)의 글씨로 소개한 작품이다. 그러나 외부 제보를 통해 박원근이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1874~1959)의 다른 이름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전문가 자문 결과 박중양의 글씨로 확인됐다.
유 관장은 국감 업무보고에 앞서 두 차례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소장품임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내 개인 자랑이 될까 봐"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중양의 작품으로) 밝혀진 뒤에는 미술사가로서 부끄러운 마음이 있었다"며 "부끄럽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제보자에게는 감사의 뜻을 전하며 "그분이 아니었다면 애국자 박원근의 작품으로 통했을 것"이라고 했다.
유 관장은 관장으로서의 책임을 묻는 질의에 "다시는 이런 실수는 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박물관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술사학자로서 전문성을 인정받아온 유 관장의 판단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박물관의 유물 검증 절차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이날 국감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특별전에 대여한 '시왕도' 3점의 진위 논란도 다뤄졌다. 유 관장은 불교 회화 전문가인 정우택 동국대 명예교수가 일본에서 제작된 상업적 위작일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개인 견해일 뿐"이라며 "진품"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고려시대 작품인지 원나라 작품인지를 놓고는 학계에 이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왕도는 저승을 관장하는 열 명의 왕을 그린 불화다. 클리블랜드미술관은 특별전 '지옥의 시왕: 중세 한국의 사후 세계'에서 14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시왕도 10폭을 전시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 흩어진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미술사적 의미가 있는 전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해당 작품을 '한국-고려 후기 추정'으로 등록·관리하고 있으며, 구입 당시 평가와 학계 연구 성과 등을 근거로 위작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문제가 된 유묵은 유 관장이 2019년 온라인 경매에서 구입했다. 당시 조선통신사 일행으로 참여한 '박덕원'의 작품으로 소개됐으며, 시작가 1만원에 출품돼 5만원에 낙찰됐다. 유 관장은 출품 동의서에 기재된 보험 평가액이 30만원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 관장은 2019년부터 충남 부여문화원에 유물 860여 점을 기증한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집사람 몰래 기증한 것이라 가정 감사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박물관의 유물 감정과 검증 체계를 어떻게 개선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