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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배상 안전망부터 없애나…보건의료 국감서 제도 허점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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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10. 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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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제도 폐지에 배상 공백 우려
공공의료 투자·의료정보 연계 미흡
국립암센터 경영난 속 출장 논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YONHAP NO-3179>
이창훈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장이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대한적십자사, 국립중앙의료원 등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복지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
의료사고 피해자를 위한 배상 안전망이 대체 제도의 준비가 끝나기 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공공의료 투자는 정부 계획에 못 미치고 의료정보 연계도 동네 병의원까지 충분히 이어지지 않으면서, 환자 보호를 뒷받침할 정책의 실행력이 국정감사 쟁점으로 떠올랐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17개 기관 국정감사에서는 의료사고 피해구제와 공공의료 투자, 의료데이터 활용 체계의 미비점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내년 5월 27일 의료기관의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책임보험) 가입 의무화와 함께 손해배상금 대불제도가 폐지되는 데 따른 구제 공백을 따졌다. 대불제도는 의료기관의 폐업·파산 등으로 확정된 배상금을 받지 못한 피해자에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먼저 지급하고, 이후 의료기관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를 대신할 책임보험은 가입 대상과 보장 한도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미가입 의료기관에 대한 처벌·과태료 규정도 없다. 관련 연구용역은 오는 12월 4일 완료될 예정이다. 이창훈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장은 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미 발생한 의료사고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개정법은 시행 전에 대불을 청구한 사건에만 종전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사고는 시행 전에 났더라도 소송이 길어져 시행 이후 판결이 확정되면 대불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에 대해 "저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라며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5월 31일까지 대불금은 120건에 64억8449만원이 지급됐지만 회수액은 7억6226만원이었다. 이 의원은 회수가 어렵다는 사실이야말로 배상 능력이 없는 의료기관의 피해자를 보호할 제도가 필요한 이유라며 대불제도 존치를 요구했다.

피해구제뿐 아니라 지역의료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도 정부 계획에 못 미쳤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의 2021~2025년 재정 투입 계획은 4조6552억원이었으나 실제 투입액은 2조9946억원으로, 투입률은 64.3%였다. 전체 병상 중 공공병상 비중도 2017년 9.2%에서 2025년 8.6%로 낮아졌다.

올해부터 적용돼야 할 제3차 기본계획(2026~2030년)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이중규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지역 필수의료 관련 법률 제정 내용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계획 수립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의료정보를 공유하는 기반 역시 일선 병의원에서 부족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건강정보 고속도로에 상급종합병원 47곳은 모두 연계됐지만, 병의원은 3만9160곳 중 1201곳으로 연계율이 3.07%에 그쳤다. 지난해 비대면진료 청구의 98.6%가 의원급에서 이뤄진 만큼, 비대면진료 제도화에 맞춰 진료·검사·투약 이력을 확인할 기반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인증제 안내서에서 치과·한방·정신병원·요양병원이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문제 삼았다. 염민섭 한국보건의료정보원장은 "의원·병원급에 먼저 시범 운영한 뒤 확대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의료정보 연계에 대해서는 "통합돌봄 재택의료센터 등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내년부터 3년에 걸쳐 새 교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립암센터에서는 경영난 속 기관장의 해외 출장이 질의 대상이 됐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 급여를 차입금으로 지급할 만큼 재정이 어려운데도 2024년 11월 취임한 양한광 원장의 해외 출장이 올해까지 27차례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 원장은 "초청 기관이 출장비를 부담했으며 해외 연수자 증가 등 성과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북 의료장비 지원사업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 평양 강동군병원과 직접 접촉하지 않은 채 의료장비 166종을 선정한 경위를 따졌다. 백관백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직접 접촉은 하지 않았으며 통일부 등 정부의 협조 요청에 따라 사업을 추진한다고 답했다.

복지부는 의료사고 피해자 구제 공백에 대한 보완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곽 정책관은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가 도입됐는데 가입 의무화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 등을 포함해 피해자 구제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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