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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생활비 분노에 극좌·약탈 가세 통제력 흔들린 프랑스, 24일 재시위·11월 총파업 넘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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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10. 2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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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블랙블록은 확산하는 사회적 분노의 급진적 표현"
정부 "극좌가 주도"...내무장관 "경찰 통제력 상실"
대선 6개월 앞 우파 르펜 반사이익…중도 세력 약화
FRANCE-PROTEST/
한 프랑스 시위 참가자가 1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팔을 들어 올리고 있다./로이터·연합
【기사 요약】
▲ 프랑스 정부는 전국 폭동으로 상점 최소 3000곳이 피해를 보자 파리 등 주요 도시 일부 지역의 통행금지를 연장했다.
▲ 교육환경 개선 요구로 시작된 시위에 생활비 부담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합류했고, 극좌 활동가와 약탈범들의 폭력으로 확산됐다.
▲ 정부의 부채 감축과 시위대의 지출 확대 요구가 충돌하며 프랑스 국채금리는 4.92%를 기록했다.
▲ 24일 추가 시위에 대규모 경찰이 투입되고, 노동조합은 11월 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프랑스 정부는 20일(현지시간) 주말 전국 시위가 폭동과 약탈로 번진 뒤 파리 등 주요 도시 일부 지역의 야간 통행금지를 연장했다. 공교육 개선과 생활비 부담 완화를 요구한 시위에 극좌 급진 세력과 약탈범들이 가세해 상점 최소 3000곳이 피해를 보았고, 주말 체포 인원은 약 3000명에 달했다.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가 4.92%를 기록한 가운데 정부는 오는 24일 추가 시위에 대규모 경찰력을 투입할 방침이다.

FRANCE-PROTEST/ELECTRIC BIKES
복면을 쓴 프랑스 시위대가 17일(현지시간)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인근에서 불타는 자전거 옆에 서 있다. 이날 시위는 '노란조끼' 운동이 전국적으로 주도했으며 학교 교육환경 개선과 정부의 대응을 요구하는 고교생·대학생·교사·학부모를 비롯해 노동조합·노동자·농민·은퇴자들이 동참했다./로이터·연합
◇ 프랑스 통금 연장에 폭동 진정…상점 3000곳 피해·약 3000명 체포

19일 밤 파리 등에서는 통행금지 시행 후 큰 충돌 없이 소요가 진정됐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특정 지역 통행금지가 지난밤의 평온에 기여했다"고 적었다. 파리 경찰은 레퓌블리크 광장과 레알 상업지구의 통행금지를 연장하고, 대통령궁·의회·기차역과 샹젤리제·방돔 일대 집회를 제한했다.

마르세유는 도심 일부 미성년자 통행금지를, 리옹·툴루즈도 야간 제한을 연장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장관은 주말 약 3000명이 체포됐으며 이 가운데 123명이 미결 구금 또는 체포영장 집행으로 수감됐다고 밝혔다. AP통신은 17일 하루 체포 인원을 약 2400명으로 집계했다. 주말 폭동으로 경찰·헌병 1000명 이상이 다쳤으며 리모주 시청 방화 등을 포함해 약 50건의 형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상점 최소 3000곳이 파괴·약탈당했고, 프랑스 소매연맹은 피해액을 수억달러로 추산했다. 로랑 누녜스 내무장관은 일부 도시에서 경찰이 통제력을 잃었다고 인정하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반려했다.

FRANCE-PROTEST/
프랑스 예술·문화학교 학생들과 시위대가 19일(현지시간) 파리 루브르박물관 입구를 봉쇄하고 교육환경 개선과 정부의 조치를 요구하는 고교생 시위 운동을 지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로이터·연합
◇ 학생들의 교육 개선 요구, 50만명 시위로…고물가·재정 긴축 반발 확산

지난달 학생들은 낡은 교실과 교사 부족, 과밀 학급, 과도한 수업 일정에 항의해 전국 수백개 학교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일부 시위가 폭력화하며 최소 24개 학교가 방화·파손됐고, 학생 시위가 시작된 지난달부터 누적 체포 인원은 약 8000명에 이른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노동조합과 대학생·교사, 좌파 활동가에 2018년 유류세 반대 시위를 벌인 '노란조끼(Gilets Jaunes)' 지지자들이 합류했다.

17일 전국에서 약 50만명이 시위했고, 대다수는 평화적으로 행진했다. 요구도 공교육 투자에서 생활비·휘발유 가격 부담 완화와 공공지출 삭감 반대로 확대됐다. 프랑스 의회는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한 긴축 예산을 처리해야 하지만, 시위대는 교육·복지 지출 확대를 요구한다.

마크롱 대통령의 조기 총선이 의회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예산을 둘러싼 정치적 교착도 이어지고 있다. 실비 코프만 프랑스 일간 르몽드 칼럼니스트는 FT 기고문에서 의회 과반 세력이 없는 정치적 교착 속에 프랑스가 정치·재정·사회적으로 표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FRANCE GOVERNMENT PARLIAMENT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오른쪽)와 로랑 누녜스 내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파리 프랑스 하원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하고 있다.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한 시위와 폭동에 관해 답변했다./EPA·연합
◇ 정부 "극좌 블랙블록 폭력 주도"…전문가 "약탈 세력과 구분해야"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급진 극좌 집단의 봉기 세력에 다수의 범죄자가 가담한 폭력 행위로 규정했다. FT에 따르면 정부가 '블랙블록(Black Bloc)'이라고 부르는 극좌 활동가들은 검은 복장과 복면을 쓰고 경찰·은행·국가기관 등 자본주의와 국가의 상징을 공격한다. 일부는 보도블록을 투척하고, 다른 일부는 폭죽·화염병을 준비한다. 고정된 지도부 없이 SNS·암호화 메신저로 전술을 공유한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의 안보 전문가 기욤 파르드는 블랙블록을 "연주할 음악을 너무 잘 알아 지휘자가 필요 없는 오케스트라"에 비유하며 수평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한다고 설명했다. FT는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폭력 행동에 나설 위험이 있는 극좌 인원을 약 5000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세바스티앵 로셰 시앙스포 그르노블 교수는 프랑스 정보기관이 극좌 운동의 여러 분파를 약 3000명으로 추정한다며 이들만으로 폭력 사태 전체를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적 표적을 공격하는 활동가와 물품 탈취를 노린 약탈범을 구분했다.

리모주에서는 19세기 시청 건물 상당 부분이 화재로 파괴됐다. 현지 시장은 극좌 활동가들이 폭죽 발사 장치와 출입문을 부수는 파성추를 준비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수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르코르뉘 총리는 리모주 시청 방화에 가담한 혐의로 극좌 관련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FRANCE-PROTEST/
마스크를 쓴 한 프랑스 시위 참가자가 1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불길을 배경으로 "6년 교육, 졸업장 1개, 하루 9번의 거절"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전날 프랑스 전역에서는 생활비와 연료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로이터·연합
◇ 교외 청년 약탈 가세·SNS 영상 확산…극좌와 조직적 공모 증거 미공개

파리 외곽 저소득층 거주지역인 방리유(banlieues)의 일부 청년들은 시내 상점 약탈에 가세했다. 당국은 이들의 유입이 경찰 대응을 어렵게 하고 폭력을 지속시킨 요인이라고 평가했다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보도했다. 한델스블라트는 19일 저녁까지 체포된 사람의 약 80%가 18~30세 남성이고, 다수가 전과자라고 전했다. 다만 프랑스 정부와 검찰은 극좌 활동가와 교외 청년들이 조직적으로 약탈을 공모했다는 증거를 공개하지 않았다.

약탈 장면은 틱톡·스냅챗으로 생중계됐다.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는 소요 때 특정 플랫폼의 일시 차단을 제안했으나 프랑스 최고행정법원(콩세유 데타)은 2025년 누벨칼레도니의 틱톡 차단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경찰감찰기관은 지난달 이후 비위 의혹 최소 34건을 조사 중이며 근거리 최루탄에 다친 14세 소년도 포함됐다.

'블랙블록의 머릿속에서'의 저자 티에리 뱅상은 블랙블록이 일반 시위대와 단절된 과격분자가 아니라 "확산하는 사회적 분노의 가장 가시적이고 급진적인 표현"이라고 분석했다고 FT가 전했다. 그는 2018년 노란조끼 시위 때 일부 참가자가 블랙블록 전술을 배우고 경찰의 강경 진압 속에 급진화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학생들이 경찰의 온라인 신분 위장 시도로 의심한 표현을 조롱하는 구호를 채택했으며, 이는 학생들과 경찰 사이의 세대적 불신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마크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6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만찬에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안내를 받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이민자가 프랑스 장악"…AP "폭동과 이민자 연계 근거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민자가 프랑스를 장악했다"며 국경 폐쇄를 촉구했다. 그는 프랑스 혼란이 학교 문제보다 이민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AP는 프랑스 당국과 경찰이 이민자들을 폭동의 주체로 특정하지 않았으며 프랑스는 체포자의 인종·민족별 통계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파리의 유대교 회당 피해도 종교적 공격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유대인공동체보호서비스는 절도 시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극좌 세력의 폭력 가담과 이민자 집단 전체의 책임은 별개라는 것이 AP의 지적이다.

FRANCE GOVERNMENT PARLIAMENT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RN) 하원 원내대표가 20일(현지시간) 파리의 하원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한 시위와 폭동에 관해 답변했다./EPA·연합
◇ 국채금리 4.92%·우파 대선후보 르펜 반사이익…24일 재시위·11월 총파업 변수

20일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는 4.92%였고, 독일 10년물과의 금리 격차는 약 1.5%포인트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료 가격을 낮추기 위한 페르시아만 순방을 강행했고, 대통령실은 아랍에미리트·바레인에서 월 20만t의 디젤 추가 공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우파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하원 의원단 대표는 정부의 통제력 상실을 비판했고, 극좌 장뤼크 멜랑숑은 정부 대응과 경찰의 진압 방식을 문제 삼았다. 코프만 칼럼니스트는 대선을 약 6개월 앞두고 르펜 대표가 정치적 수혜자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 시러큐스대 스트라스부르센터의 존 굿맨 센터장은 국가 재원을 연금·교육·기술 등에 어떻게 배분할지가 핵심 쟁점이라며 "대선을 6개월 앞두고 국민과 논의하기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평가했다고 WP가 전했다.

학생단체와 노란조끼 활동가들은 24일 추가 시위를, 다른 단체들은 31일 집회를 예고했다. 노동조합은 11월 5일 전국 파업을 계획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24일 대규모 경찰력 배치를 발표했으며 누녜스 내무장관은 대테러 군 부대 '상티넬(Sentinelle)' 동원 방침을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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