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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집값 잡으려다 시장 불신 키운 부동산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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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2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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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급매물 늘고 강북은 신고가'<YONHAP NO-4160>
지난 8월 31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 모습./사진=연합
서울 서초구가 연내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옛 반포현대)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에 따른 부담금을 부과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부 재건축 조합은 부담금이 부과되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초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넘어 아예 재건축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문제는 '미래'다. 재초환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앞으로 정부가 얼마나 더 많은 규제를 내놓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당초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제 시장에서는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부동산 세금을 줄이고 대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재건축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세금 부담이 커졌고 대출 규제도 강화됐다. 이번에는 재초환이지만 다음에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 세율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조세분야 법률안 검토보고서에는 "전월세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회가 종부세법 개정안 등 정부 발의 세법 개정안을 본격적으로 심사할 예정인 만큼 부동산 시장이 다시 한번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

큰 틀에서 보면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추진하는 이유에는 공감할 수 있다. 정부가 꾸준히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89주 연속 상승했다. 시장이 정부 의도와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금융정보사이트 인덱서고 기준 부동산 매매가격 상승폭은 서울 약 2억원, 수도권 약 1억원, 지방 약 500만원에 달했다.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정부에서 3년간 주택공급이 본격화되면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이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이미 집값이 크게 오른 데다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이 실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불신이 쌓이면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릴 수 있다.

정부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기에 앞서 국민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부에 대한 부정평가는 50%에 달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이 18%로 가장 높았다. 부동산 문제가 지난 7월 넷째 주부터 줄곧 부정 평가 이유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한 뒤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 "극히 일부에게만 세금이 많이 부과되고 평범한 소시민에게는 영향이 적다"는 말만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투기를 막아야 한다는 당위만으로는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투자와 투기 차이는 무엇인가. 10배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했지만 실제 수익률이 15%에 그쳤다면 투자자인가. 반대로 15%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했지만 결과적으로 10배 수익을 거둔 사람을 투기꾼으로 몰아갈 수 있는가.

투자와 투기를 단순히 결과만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정책은 시장 참여자 행위를 일률적으로 재단하기보다 합리적이고 일관된 기준을 바탕으로 설계해야 한다. 정부가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규제 강화에 앞서 시장 신뢰부터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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