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4곳 상반기 손실 175억원
"수익성 정상궤도 오를때까지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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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헝가리·캐나다 법인과 인도네시아 투자법인의 순손실 합산 175억원으로 작년 동기 302억원 순이익에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비엠 별도 영업이익 77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그럼에도 에코프로는 해외사업을 줄이는 대신 비엠을 더 강하게 묶는 쪽을 택했다. 지주사가 직접 보유한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BNSI 지분 18.35%를 에코프로와 비엠이 공동 설립할 특수목적법인(ECO SPV)에 현물출자하고 비엠은 여기에 약 7650억원을 넣는다. 이를 통해 ECO SPV는 BNSI 지분 39%를 확보하게 된다.
이달 사장단 인사에서는 비엠을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중간 지주사'로 공식화했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를 비엠으로 보내 헝가리·캐나다 등 해외 생산거점과 BNSI 투자를, 비엠을 이끌던 김장우 대표는 지주사로 옮겨 그룹 재무와 경영을 맡겼다.
비엠은 미국·헝가리·캐나다 법인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투자법인 PT 에코프로 ESG 인베스트먼트 지분도 51% 갖고 있다. 2024년 해외사업 총괄법인이던 에코프로글로벌을 흡수 합병했고 올해 3월에는 자회사 경영관리와 출자·자금조달 지원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니켈 제련부터 양극재 생산까지 한 회사에서 관리하면 원재료 확보와 투자 의사결정을 빠르게 가져갈 수 있다. 그러나 해외사업의 투자주체가 한 곳으로 모인 만큼 수익이 나기 전까지 필요한 자금 역시 먼저 감당해야 한다.
시장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비엠이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처음 발표한 지난 6월 30일 주가는 7.77% 내린 14만2500원에 마감했다. 장 마감 뒤 대체거래소에서는 19% 넘게 빠졌다. 이에 예정 발행가는 12만1200원에서 8만9500원으로 낮아졌고 조달액도 1조2000억원에서 8861억원으로 축소됐다. 28일 종가는 9만7500원으로 유상증자 발표 직전보다 약 37% 낮다. 지난 23일에는 조달액 가운데 7650억원을 BNSI에, 나머지 약 1211억원을 헝가리에 투입하며 유상증자 납입을 마쳤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당초 캐나다 공장 투자 연기와 포항 공장 가동 순연 등으로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했지만, 기존 대규모 설비투자로 부채가 늘어난 가운데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내부 노력만으로 신규 투자와 재무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비엠의 매출은 95%가 삼성SDI와 SK온에서 나올 만큼 두 고객사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와 발주에 좌우된다. 현재 삼성SDI는 자체 양극재 생산을 확대하고 있고 SK온은 복수 업체로 공급처를 넓히고 있다. 해외 생산거점과 원재료 투자를 확대하더라도 두 고객사의 발주가 따라오지 않으면 투자금 회수 시점도 밀릴 수밖에 없다.
비엠의 별도 영업손익은 2023년 622억원 적자, 2024년 1350억원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 3175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냈지만 순손익은 4억원 적자였다. 2023년 109.8%였던 유동비율은 지난해 45.8%까지 떨어졌고 올 6월 말에도 51%에 머물렀다. 본업에서 이익을 내기 시작했지만 해외법인 정상화와 신규 투자를 동시에 감당하기에는 재무 여력이 넉넉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비엠이 지원해야 할 해외법인들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헝가리 법인은 상반기 70억원, 캐나다는 18억원, 미국은 2억70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 40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해외법인 손익을 받쳤던 PT 에코프로 ESG 인베스트먼트도 올해는 85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기존 해외 생산기지가 아직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는 BNSI까지 투자대상에 추가됐다. 계획대로 가동되면 니켈을 직접 확보해 양극재 원가를 낮출 수 있지만 기존 해외법인의 수익화가 늦어지는 가운데 BNSI마저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경우 비엠이 투입해야 할 자금은 더 불어난다.
에코프로가 해외사업을 비엠으로 모은 선택이 약이 되려면 비엠 자체 사업에서 안정적으로 현금을 만들면서 기존 해외법인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버텨야 한다. 본업의 이익과 현금이 투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다음 해외투자의 재원 역시 차입이나 자본시장 조달에 기대야 한다. 이번 증자처럼 주주에게 다시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양극재 회사가 제련소 업스트림을 가져가면 최종 생산품인 양극재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