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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다시 만들다’ 해인사 대장경 판각 고불식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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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6. 10. 2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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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허민 청장 등 2000명 참석
나무 조성부터 각수 교육까지 50∼100년 장기 프로젝트
해인사 주지 혜일스님 "생명 가치 지키기 위해 발원"
해인사 장경도감 대장경 판각 고불식
해인사 장경도감 대장경 판각 고불식. 29일 경남 합천군 해인총림 해인사 탑마당에서 국보이자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8만1천352장)을 새롭게 판각하는 '해인사 장경도감 대장경 판각 고불식(告佛式)'이 열리고 있다./연합
새 천년을 향한 역사적인 불사(佛事)가 시작됐다. 약 800년 전 고려 팔만대장경 조성 정신과 원력(願力·염원)을 현시대로 잇기 위해 대장경 전체를 한 본 더 제작하는 것으로, 이번 불사는 완료까지 무려 50∼100년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해인총림 합천 해인사는 29일 오후 경남 합천군 해인사 탑마당에서 국보이자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8만1352장)을 새롭게 판각하는 '대장경 판각 고불식(告佛式)'을 봉행했다.

'다시 새기는 대장경, 인류를 향하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불사는 선조들이 몽골 침략이라는 국난 속에서 16년(1236∼1251년)에 걸쳐 대장경을 새긴 호국의 원력을 잇기 위해 마련됐다.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 기후위기 등 새로운 위기에 자비와 인간존중 정신으로 새로운 천년을 대비한다는 취지다.

해인사 주지 혜일스님은 발원문을 통해 "800여 년 전 고려의 선조들은 국난 앞에서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염원하며 대장경을 새겼다"며 "오늘 우리는 전쟁과 갈등, 기후위기와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 앞에서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지극한 마음으로 대장경을 판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글자 한 글자 새김에 세 번 절하는 지극한 정성과 간절한 마음을 한 획 한 획에 담겠다"며 "이 뜻을 이어갈 인재를 양성하고, 우리의 정성이 지구의 안녕과 인류의 지속 가능한 행복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발원했다. 또한 "모두가 갈등보다 화합을, 불안보다 희망을, 경쟁보다 배려를 선택하는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대장경 판각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절히 발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고불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해인사 방장 학산 대원스님, 해인사 주지 혜일스님, 허민 국가유산청장, 김도형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박완수 경남지사, 주호영·신성범·강민국 국회의원, 김윤철 합천군수, 판각학교 각자장 및 교육생, 신도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고불식에 앞서 법보전 앞마당에서는 이번 불사의 원만한 성취를 기원하는 '만일기도 입재식'이 열렸고, 본행사 이후에는 스님과 판각학교 강사진, 교육생 등 30명이 전통 판각 시연을 선보였다.

해인사는 고려시대 각수(刻手·판각 장인) 1700명이 70년 걸려 만든 대장경을 현재 활동 중인 각수 15명 정도가 후진을 길러내며 새기는 50∼100년의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한다.

해인사 방장 대원스님은 고불식 법어에서 "한 글자에 담긴 일념과 인내, 그 무거운 책임감이 바로 인류의 미래를 지탱할 금강(金剛)의 주춧돌이다. 죽은 나무토막 위에 법보(法寶)의 생명을 불어넣는 이 거룩한 원력이야말로, 혼돈의 시대를 건 너는 무소의 뿔이요, 지구촌의 어둠을 밝히는 무진등(無盡燈)"이라며 판각의 의미를 재차 강조했다.

해인사는 대작 불사를 위해 2023년 전담 기구인 장경도감을 설립했다. 또한 산하 판각학교에서 국가·지방무형유산 각자장 등 10여명의 교수진 지도 아래 스님과 재가자 670여명이 전통 판각법을 배우고 있다.

아울러 경판의 주요 재료인 산벚나무 약 300톤을 확보해 제재와 건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안정적인 목재 수급을 위해 해인사 소유 토지에 돌배나무 2000그루를 심었다. 향후 약 33만㎡(10만평) 규모의 사찰 소유 부지에는 전통 판각 교육과 경판 제작이 지속해서 이뤄지는 '대장경 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해인사 관계자는 "고불식을 계기로 대장경 판각 조성을 세계인이 함께 참여하고 그 의미를 나누는 장기적인 문화·수행의 여정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판각 기술의 전승과 각수 양성, 판각 기반 조성을 지속하는 한편 대장경 판각의 역사적·정신적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세계인이 함께 평화의 원력을 모을 수 있도록 참여의 폭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남 합천 해인사 국가유산 현장점검
허민 국가유산청장(왼쪽 네 번째)이 29일 경남 합천 해인사를 방문, 현장 점검을 마친 뒤 방장 대원스님(왼쪽 다섯 번째)과 주지 혜일스님(왼쪽 여섯 번째)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제공=국가유산청
해인사, 팔만대장경 다시 새긴다
해인사'대장경 판각 고불식(告佛式)' 후 스님 등이 장경판전에서 전통 판각을 시연하는 모습./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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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장경판전에 모셔진 팔만대장경 경판./제공=해인사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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