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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금융 확대 차원이라지만…금융당국, 은행권 부담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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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6. 11. 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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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이 먼저 길을 열어 자금 병목 해소"
은행권 3000억원 출연…4조5000억원 대출 공급
지역재투자 평가에 대출 실적 반영…외담대 개편
금융위_261102_금융위원장, 제6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 개최_3
이억원 금융위원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이사회회의실에서 개최한 제6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16개 은행 및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생산적금융 확대를 위해 은행권에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은행권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당국은 지역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늘리기 위해 은행권의 특별출연을 추진하고, 대출 공급실적을 지역재투자 평가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여기에 은행권이 취급하는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제도까지 개편하기로 했다.

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이날 제6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지역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금융권의 생산적금융 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판단에서 마련됐다.

이는 금융권이 지난 7월 말까지 생산적금융 분야에 총 264조3000억원을 공급했음에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말 0.72%에서 올해 8월 1.00%로 상승한 데 기인한다. 이 위원장은 "생산적금융 성과가 중소·중견기업이 현장에서 체감할 만큼 충분히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필요한 곳에 자금이 공급되도록 선제적으로 생산적 금융의 기반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은행권은 '5극 3특 지역 핵심 중소·중견기업 보증부대출 공급방안'에 따라 향후 3년간 총 3000억원을 특별출연해 지역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재원을 마련한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출연금의 15배에 해당하는 협약보증을 제공하고, 은행권은 이를 바탕으로 총 4조5000억원 규모의 보증부대출을 공급한다. 금융당국은 약 9000개 지역 기업이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성장 가능성과 지역경제 기여도가 높은 기업을 추천하고 자체 예산을 활용한 이차보전에 참여한다. 지역별 지원 규모는 지자체의 사업 역량과 금융 취약도 등을 평가해 차등 배분한다. 이 위원장은 "은행권의 특별출연을 마중물로 삼아 시장 논리만으로는 해소하기 어려운 지방의 금융공백을 적극적으로 메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재원 출연과 대출 공급에 그치지 않고, 정책 참여 실적을 평가체계와도 연계하기로 했다. 은행들의 적극적인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역 중소·중견기업 보증부대출 공급실적을 지역재투자 평가 가점 항목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해당 조치는 2027년 실적을 대상으로 하는 2028년 평가부터 3년간 적용된다. 이 위원장은 "지역재투자 평가와 연계하여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은행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재원 출연과 평가 연계에 이어 기존 여신 운용 방식도 개편된다. 금융위는 내년 1월부터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의 상환청구권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상환청구권은 구매기업이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은행이 판매기업에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다만 판매기업이 명시적으로 상환청구권 부여를 희망하는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지난해 상환청구권이 부여된 외담대 신규 취급액은 26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47.8%를 차지했다. 이 위원장은 "납품 중소기업이 부담해 온 상환청구권을 원칙적으로 폐지하여 구매기업의 부실이 납품 중소기업에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고 연간 약 27조원 규모의 보증채무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외상매출채권과 외담대의 만기도 단축된다. 금융위는 내년 2월부터 현행 최대 90일인 만기를 60일 이내로 줄여 중소기업의 납품대금 회수 기간을 앞당기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약 117조원 규모의 자금이 조기에 회수되고, 기업들의 이자비용도 연간 약 363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내년 1월부터 구매기업이 외담대를 조기 상환할 경우 선취이자를 판매기업에 환급하도록 제도를 통일한다. 이에 따라 기존 구매기업에 지급되던 연간 약 83억원의 환급 이자가 판매기업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구매기업의 신용도를 활용해 납품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상생결제론도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은행권 일각에서는 생산적금융 확대라는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역할과 책임이 늘어나는 데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위해 자체 재원을 출연해야 하는 데다 대출 공급실적까지 평가에 반영되면서 정책 참여에 따른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다.

그럼에도 이 위원장은 이번 대책을 통해 금융권이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을수록 우리 금융의 항로 또한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금융이 먼저 길을 열고 자금의 병목을 해소해 나간다면 우리 기업들도 난관을 넘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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