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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 회수’ 길 여는 퇴직연금 대출…이번엔 활성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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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승인 : 2026. 11. 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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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ATM
/연합
정부가 퇴직연금 담보대출 한도를 적립금의 50%에서 70%로 높이고, 대출금을 갚지 않으면 담보로 잡힌 퇴직연금을 압류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은행들이 돈을 떼일 걱정에 대출을 꺼리던 문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급전이 필요한 가입자에게 퇴직연금을 깨는 대신 돈을 빌려 쓸 길을 넓혀주려는 취지다. 현재 NH농협은행만 취급하는 퇴직연금 담보대출이 다른 은행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퇴직연금 담보대출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압류가 허용되면 상품 취급을 늘릴 여지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담보를 압류하는 것과 실제 대출금을 돌려받는 것은 별개여서, 구체적인 회수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농협은행은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과 전세보증금 마련, 질병·부상에 따른 의료비 등의 용도로 퇴직연금 담보대출을 내주고 있다. 확정급여형(DB형) 가입자도 소속 회사가 농협은행과 대출협약을 맺으면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은행으로 취급이 확산하지 못하면서 가입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창구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문제는 가입자가 돈을 갚지 않을 때다.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노후자금이라는 이유로 수급권 압류가 금지돼 있다. 은행으로선 담보를 잡고도 이를 처분해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정부는 2020년에도 퇴직연금 담보대출을 늘리기 위해 대출 원리금 상환을 위한 중도인출 근거를 마련했다. 당시 은행권에서는 가입자가 중도인출에 응하지 않으면 상환을 강제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왔다. 중도인출만으로는 은행의 대출금 회수 부담을 덜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이번 방안은 은행이 담보로 잡은 퇴직연금을 압류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과거 대책과 다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에는 채권 보전이 어려워 취급하지 않았다면 정부가 법 개정으로 이를 풀어줄 경우 은행에도 취급할 유인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연금 담보권에 대해 조치가 된다면 고객의 니즈와 은행권의 니즈가 부합하기에 퇴직연금 담보대출이 활성화될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가입자는 당장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퇴직연금 자산을 팔아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확정기여형(DC형) 가입자가 적립금을 중도인출하려면 계좌에서 운용하던 펀드 등을 매도해야 할 수 있다. 손실이 난 상태라도 목돈이 급하면 처분할 수밖에 없다. 담보대출을 받으면 적립금은 그대로 운용하면서 필요한 돈을 빌려 쓴 뒤 갚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입장에서도 퇴직연금 해지보다 일시적인 자금융통이 유리하다"며 "중도인출을 하려면 운용 중인 상품을 팔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로 일단 자금을 융통하고 나중에 갚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수요는 금리 수준에 달릴 전망이다.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하는 대신 이자를 내고 돈을 빌리는 만큼 금리 부담이 낮아야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리가 높으니 상대적으로 낮게 출시될 경우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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