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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2000억 쌓은 키움…고객은 늘었지만 수수료는 ‘장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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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6. 11. 0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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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에 2000억…기존 주식 고객 유입 주효
기업 연금 비중 14%…도입요청·법인영업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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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키움증권 전경./키움증권.
키움증권이 기존 주식거래 고객을 앞세워 퇴직연금 적립금 2000억원을 확보했지만, 수익사업으로 키우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후발주자로 시작해 가입 첫해 관리수수료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고객 확보에 나선 데다 주요 경쟁사들도 수수료 면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사업을 시작한 지난 6월 649억원이던 적립금은 9월 말 1882억원으로 190% 늘었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을 취급하는 증권사 15곳 가운데 유일하게 적립금이 증가했다.

초기 성장의 밑바탕은 국내 주식 위탁매매 시장에서 확보한 개인 고객이다. 9월 말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은 1626억원으로 전체의 86.4%를 차지했다. 이 중 약 75%는 다른 금융회사에서 이전된 자금이다. 지난 7월 기준 IRP 가입자의 96%가 기존 키움증권 거래 고객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은 별도 연금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 대신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에 퇴직연금 거래 기능을 탑재했다. 주식거래에 익숙한 고객들이 같은 환경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실시간 매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문제는 키움증권은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IRP 가입 첫해 운용관리·자산관리수수료를 모두 면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적립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IRP는 첫해 이후에도 수익률에 따라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기본 운용관리수수료율은 연 0.1%지만, 고객의 연간 수익률이 회사가 정한 기준 이하일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9월 말 IRP 적립금 1626억원에 기본요율을 단순 적용해도 연간 운용관리수수료는 약 1억6260만원이다.

현재 삼성증권은 비대면 다이렉트IRP의 운용관리·자산관리수수료를 면제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 역시 비대면 다이렉트로 개설한 IRP 계좌에 평생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내세운 수익률 연동형 수수료가 차별화된 정책이기는 하지만,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경쟁사들과 고객 유치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 퇴직연금 확보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9월 말 DB 적립금은 150억원, DC는 106억원으로 합산 256억원에 그쳤다. 전체 적립금의 14% 수준이다. IRP와 달리 기업 퇴직연금은 사업자 선정과 규약 변경 등 회사 차원의 절차를 거쳐야 해 기존 주식거래 고객만으로 영업을 확대하기 어렵다.

이에 키움증권은 근로자가 소속 회사에 퇴직연금 사업자 추가를 요청하는 '퇴직연금 도입요청'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업 담당자를 직접 공략하는 대신 근로자의 요구를 통해 기업과 접점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지난 8월 기준 약 600개 기업에 도입 요청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40여곳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밖에 기업 담당자를 상대로는 직접 영업도 병행해 기업이 퇴직연금 가입과 관리 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증시가 조정을 받으며 주식 거래대금이 줄어들자 키움증권의 3분기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244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약 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연결 순이익도 2386억원으로 65% 줄었다. 국내 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은 25%를 유지했지만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수익 하락은 피하지 못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개인 IRP를 초기 성장의 핵심 기반으로 삼는 동시에 기업 퇴직연금을 중장기 성장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기존 개인투자자 고객 기반과 디지털 경쟁력을 활용해 IRP 시장을 확대하고 법인영업 역량을 결합해 DB·DC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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