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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중소기업 천국’ 꿈꾸는 아일랜드,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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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1. 0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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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배출하는 것보다 중소기업의 성장에 초점 맞춰야
중기 생성보다 육성에 촛점 맞춘 아일랜드 사례 시사하는 바 커
최성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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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 중기벤처부 부장
질문을 던져보자. 당신은 '아일랜드'라는 이름을 듣고 무엇이 떠오르는가? 라고...음악을 좋아한다면 록그룹 'U2'를, 누군가는 팝스타 '엔야'의 몽환적 선율을 꼽을 것이다. 어떤이는 영화 '원스'의 감동을 떠올릴지 모른다. 흑맥주 '기네스'를 선택한 이도 적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역사에 관심이 많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1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19세기 감자 대기근.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둘러싼 기나긴 투쟁. 아일랜드는 화려한 문화만큼이나 굴곡진 역사를 품었다.

그런데 최근 이 나라가 써 내려가는 또 다른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록스타도, 영화배우도 아니다. 이름조차 낯선 중소기업들이다.

아일랜드는 이제 작은 기업을 크게 키우는 데 국가의 돈을 걸었다. 국부펀드를 통해서다.

최근 아일랜드 정부는 아일랜드전략투자기금(ISIF)을 통해 2030년까지 10억 유로를 자국 기업 성장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창업에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끝내지 않겠다는 뜻이다. 기술력 있는 기업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방식도 희한하다. 직접투자와 대출, 민간 벤처펀드 출자를 병행한다. 수익성을 추구하면서 자국 경제와 고용에도 기여한다.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니다. 기업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

정부는 그동안 창업 지원에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정책자금을 풀고 모태펀드로 투자를 유도했다. 하지만 창업 이후가 문제다. 기술을 확보해도 공장을 늘릴 돈이 없다. 해외 진출은 더 어렵다. 성장의 문턱에서 자금줄이 막히는 기업이 적지 않다.

한국도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투자공사(KIC)를 통해 20조원 이상 규모의 전략 국부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에 장기 자본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방향은 긍정적이다.

관건은 돈의 흐름이다.

국부펀드가 대기업과 대형 프로젝트에만 집중된다면 한계가 있다. 첨단산업은 대기업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 수많은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이 뒤를 받친다. 이들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물론 국부펀드가 모든 중소기업을 구제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수익성 없는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 대신 성장 가능성이 검증된 기업에 긴 호흡으로 투자해야 한다. 모태펀드가 창업을 돕고 국부펀드가 성장을 뒷받침하는 구조도 필요하다.

아일랜드의 선택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기업을 만드는 것만큼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20조원이라는 숫자는 화려하다. 하지만 국부펀드의 성적표는 조성 규모가 아니다. 그 돈으로 얼마나 많은 중소기업이 세계시장에 진출했느냐에 달렸다.

중소기업의 천국은 창업하기 좋은 나라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작은 기업이 중견기업을 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지향하고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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