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집단폭행 신고·검거 지원 활약…10곳 중 4곳 예산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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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새 대원 25.7% 증가…30~40대가 75.3%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 16개 시·도경찰청 관할에서 외국인 자율방범대 71개 대, 1702명이 활동하고 있다. 2024년 61개 대·1354명에서 2년 사이 단체는 10개(16.4%), 대원은 348명(25.7%)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남 468명, 경기 399명, 서울 270명, 제주 214명 순으로 이들 4개 지역에 전체 대원의 79.4%가 집중됐다.
외국인 대원의 평균 연령은 42.3세로 전체 자율방범대 평균(54.9세)보다 12.6세 낮았다. 특히 30대 696명(40.9%), 40대 586명(34.4%)으로 30~40대가 전체의 75.3%를 차지했다. 직업별로는 전체 자율방범대에서 자영업자(33.2%)가 가장 많았지만 외국인 대원은 회사원(33.5%)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집단폭행 신고부터 검거 지원까지…평택 밤길 지키는 외국인 대원들
지난달 29일 오후 8시께 경기 평택시 포승읍 아산국가산업단지 인근 상점가. 형광색 방범 조끼를 입고 경광봉을 든 '도곡리 푸른 외국인 자율방범대' 대원들이 골목 순찰에 나섰다.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여러 국적의 주민으로 구성된 대원들은 공원과 상점가를 담당하는 두 조로 나뉘어 식당과 편의점, 외국 식료품점 주변을 살폈다.
김설희 총무(48)는 손전등을 들고 필로티 건물 1층 주차장까지 확인했다. 구석에 방치된 차량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여성안심귀갓길에서는 비상벨을 직접 눌러 관제 담당자와 연결되는지, 폐쇄회로(CC)TV로 현장이 확인되는지도 점검했다.
순찰 30여 분 뒤 대원들은 지난달 3일 외국인 집단폭행이 발생했던 원정어린이공원으로 향했다. 당시 순찰을 마치고 귀가하던 김막심 대원(46)이 차량 십수 대와 낯선 외국인 무리를 발견해 동료들에게 알렸고, 김 총무가 오후 11시 7분께 112에 신고했다. 무리는 한 차례 흩어졌지만 이후 공원에 재집결해 각목을 휘두르며 집단폭행을 벌였다.
김 총무는 "둔기로 머리를 내리치는 소리가 나고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며 "다가갔을 때 머리를 맞은 외국인이 대원들 앞에 쓰러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대원들은 즉시 112와 119에 신고하고 피해자 구조와 현장 채증에 나섰다. 경찰이 피의자 2명을 검거하는 과정에서는 도주 차량을 가로막고 추적을 지원했다. 경찰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지난달 29일 유공 대원들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이날 순찰에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간 안류타 씨(67), 러시아 출신 오가이 조이아 씨(65), 티안 라리사 씨(80) 등 고령 대원들도 참여했다. 대원 대부분은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 3~4세대로 생업과 일상을 병행하며 자발적으로 순찰에 나서고 있다. 김막심 대원은 "이곳에 왔으니 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어 자율방범대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대원들은 오후 9시께 순찰을 마친 뒤에도 4명이 초소에 남아 오후 11시까지 주민 신고와 야간 귀가를 돕는 '달빛동행' 활동을 이어갔다. 평소 외국인 주민들에게 한국의 법과 생활 규범을 알리고 경찰과의 의사소통을 돕는 역할도 맡고 있다.
◇10곳 중 4곳 예산 지원 못 받아…장비·활동 공간도 부족
그러나 자발적인 치안 참여를 뒷받침할 지원은 부족하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자율방범대의 단체별 순찰 횟수는 주 1.1회로 전체 평균(2.8회)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활동이 미미한 단체도 31개 대(43.7%)에 달했다. 전체 71개 대 중 30개 대(42.3%)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을 받지 못했으며, 대원 1인당 연간 지원액도 11만3000원으로 전체 평균의 약 4분의 1 수준이었다.
평택시 자율방범연합대에 따르면 도곡리 방범대 운영비는 분기별 180만원 수준이다. 전기료와 냉난방비 등을 제외하면 실제 순찰에 투입할 비용은 많지 않다. 김 총무는 "순찰 중 위험을 느끼는 순간도 있다"며 "바디캠 등 채증 장비나 스스로를 보호할 최소한의 방어 장비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희주 평택시 자율방범연합대장은 "외국인 자율방범대원들도 생업을 이어가면서 자발적으로 지역 치안 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실제 운영비는 전기료와 냉난방비 등을 제외하면 넉넉하지 않은 실정"이라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순찰과 범죄예방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예산 일부를 지원했으며 외국인 자율방범대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인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외국인 자율방범대의 언어·문화적 이해가 치안 활동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경찰과의 협력 관계 속에서 활동 근거와 책임, 권한을 명확히 하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