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종식 기대에 국제유가 8%대 급락
AI 인프라·방산주, 규제·예산 축소 우려
빅테크는 투자 부담 완화 기대에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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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69.40포인트(3.03%) 오른 5만3356.1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4월 9일 이후 약 19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8% 상승한 7688.62, 나스닥종합지수는 1.44% 오른 2만5736.51에 각각 마감했다.
이번 상승세에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관세와 재정지출, 대외 군사정책 등에 의회의 견제가 강화되면 급격한 정책 변화나 돌발적인 조치가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도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란전 종식 기대에 유가 급락…물가 부담 완화 전망
시장이 주목한 또 다른 변화는 이란 전쟁의 향방이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작전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면 전쟁을 조기에 끝내야 한다는 정치적 압박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공급 불안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국제유가를 끌어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8.29% 하락한 배럴당 88.12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월물도 8.67% 떨어진 94.62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전날 4.95%에서 장중 4.88%까지 하락했다.
유가 하락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압박받던 물가와 기업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에 호재다.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 기업의 생산·운송 비용과 가계의 연료비 부담이 줄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낮아질 수 있다. 국채금리 하락 역시 금융시장 긴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의회 권력 변화가 곧바로 전쟁 종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의 군 통수권과 외교·안보 분야 행정권은 유지되는 만큼 실제 군사정책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과 이란과의 협상 진전에 달려 있다.
◇AI 산업·방산주 희비…정책 변화가 기업별 변수로
AI 산업에서는 대형 기술기업과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의 주가가 정반대로 움직였다. 민주당이 텍사스와 조지아 등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지역에서 선전하면서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사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헛8은 23.2% 폭락했고 아이렌과 코어사이언티픽도 각각 11.2%, 10.4% 떨어졌다. 엔비디아 역시 3.1% 하락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1% 내렸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6.7%, 아마존은 6.1%,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3.2% 상승했다.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조정되면 데이터센터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기업보다 기존 플랫폼과 자금력을 갖춘 대형 기술기업에 유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방위산업도 선거 결과의 영향권에 들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1조5000억달러 규모의 국방예산안이 민주당의 의회 견제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에 록히드마틴과 노스럽그러먼은 각각 6.9%, 4.5%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립한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은 24.5% 폭락했다.
이번 증시 움직임은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로 국제 증시가 한꺼번에 움직일 조짐이다. 금융시장뿐 아니라 산업별 투자 전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의 기대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막강한 '거부권 행사'가 있고, 트럼프 대통령 성격상 이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의심의 눈초리도 여전하다.
미 월가 출신 한국인 트레이더 A씨는 "트럼프 행정부가 교체된 게 아니기 때문에 이는 일시적인 호조 흐름일 뿐, 전망을 과도하게 낙관하는 건 이르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전면전을 펼치면서 국내 정치가 불안정해지면 증시는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