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203% 돌파…현금성자산 40% 급감
중복상장 우려 해소에도 13兆 부채총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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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전날 이사회에서 SK에코플랜트 발행주식 약 25%를 주당 8만8000원, 최대 1조4462억원에 공개매수하기로 의결했다. 이후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남은 지분도 정리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재무적투자자(FI) 지분 인수에 투입한 약 4000억원까지 합치면 올해에만 1조8000억원 넘는 자금이 들어간다. 이번 공개매수 가격은 최근 1개월 장외시장 평균가인 약 5만7500원보다 53% 높다.
시장 관심은 자연스럽게 SK㈜ 자금 여력으로 쏠린다. 6월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105억원에 그쳤다. 공개매수 대금의 13분의 1 수준이다.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4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79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불었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차입금도 약 2조6491억원에 이른다.
별도 부채총계는 2023년 말 12조7209억원에서 지난해 말 10조8281억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6월 말 다시 11조1036억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SK시그넷 공개매수, 이클립스 유상증자 등 지분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SK㈜는 재원 마련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약 2조3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SK실트론 매각 대금이 들어오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매각 대금 유입 시점은 내년 초로 예상된다. 이달 공개매수 대금 납입까지는 단기 자금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K㈜가 이런 부담을 감수한 배경에는 SK에코플랜트 IPO 좌초됐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프리IPO 당시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마치겠다고 약속했지만 미국 자회사 매출 과대계상 논란으로 금융당국 제재를 받은 데다 지난 8월 시행된 중독상장 가이드라인까지 겹치면서 상장예비심사 청구조차 하지 못했다.
결국 FI 투자원금 8000억원에 1조484억원가량을 돌려주며 2500억원 안팎 추가비용을 치렀다. SK㈜가 올 4월 FI 지분인수에 나선 것도 이런 부담을 정리하기 위한 수순이었다.
SK㈜가 얻을 효과도 적지 않다. 우선 중복상장 할인요인을 덜 수 있다. 그동안 시장은 자회사 상장이 지주사 가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봐 왔다. 이번 결정으로 이런 우려를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금까지 소수주주 몫으로 빠져나가던 SK에코플랜트 이익 약 25%도 앞으로는 SK㈜에 온전히 귀속된다.
SK에코플랜트 실적만 놓고 보면 기대할 대목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계열사 편입효과에 힘입어 올 상반기 영업이익 1조4650억원을 기록, 1년 전보다 6.8배 늘었다. SK하이닉스 투자 확대에 따라 반도체·AI 인프라 수요가 커지는 점도 그룹 차원에서는 기회다.
문제는 이익의 질이다. 회계상 이익이 늘었다고 곧바로 현금이 쌓이는 구조는 아니다. SK에코플랜트 연결 부채총계는 2020년 말 5조755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2조8392억원으로 2.2배 늘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92.0%에서 올해 6월 말 203.2%로 높아졌다.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591억원 순유출을 기록했고 미청구공사는 지난해 말보다 73% 늘어난 1조4156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사를 진행해 매출과 이익은 잡혔지만 아직 현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물량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현금창출이 늦어지면 SK㈜가 추가출자나 자금대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득실 계산이 복잡하다. SK㈜는 2024~2026년 중기 주주환원 정책에서 주당 최소 배당금 5000원과 함께 자산매각 이익을 활용한 시가총액 1~2% 규모 추가배당을 약속했다. 그러나 정책 마지막 해에 대규모 자금이 자회사 지분 확보에 투입되면서 배당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SK에코플랜트 완전자회사화 발표 직후 SK㈜ 주가는 장중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주주가치 제고 효과보다 단기자금 부담을 먼저 반영한 셈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중복상장 리스크 해소, 비상장 자회사 이익 100% 귀속, 반도체·AI 인프라 성장성 반영이 맞물리면서 SK㈜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SK에코플랜트가 늘어난 이익을 얼마나 빠르게 현금으로 바꾸느냐다. 실적 개선이 일시적 편입효과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현금으름으로 이어져야 지주사 주주도 실적개선 과실을 누릴 수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미청구공사는 대부분 하이테크 부문 우량 발주처 공사에서 발생했다"며 "공정률에 따라 순차적으로 수금이 이뤄져 현장흐름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도 재무 부담과 주주환원 우려 모두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SK㈜ 관계자는 "순차입금을 꾸준히 줄여온 만큼 신용등급과 재무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중기 주주환원 정책 원칙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분 취득은 주주환원 재원을 줄이는 결정이 아니라 앞으로 주주와 나눌 이익 규모를 키우기 위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