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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이석구…신세계 계열분리 앞두고 백화점부문까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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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6. 11. 0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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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매출 11배 키운 유통 전문가
자주·라이브쇼핑 거쳐 면세점 흑자전환
정유경 독립경영 앞두고 조직 정비 중책
이석구 신세계디애프 대표이사 사장
이석구 신세계 백화점 부문장 겸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 사장./신세계
신세계그룹이 사업의 전환점마다 중책을 맡겨온 이석구 신세계디에프 사장을 다시 전면에 내세웠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성장 신화를 이끌고 자주(JAJU)와 신세계라이브쇼핑을 거쳐 면세점 수익성 개선에 나선 그가 이번에는 신세계 백화점부문장까지 겸직하게 됐다. 그룹 계열분리를 앞두고 경영체계 정비가 중요해진 시점에 경험 많은 전문경영인을 다시 한번 '구원투수'로 투입한 셈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 6일 기존 기획전략본부를 백화점부문으로 개편하고 이 사장을 신임 부문장으로 선임했다. 이 사장은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면서 백화점부문장을 겸직한다. 이번 조직 개편은 감사 기능과 경영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949년생인 이 사장은 신세계그룹에서 여러 사업을 두루 경험한 전문경영인이다.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재무·기획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1999년 신세계 백화점부문 지원본부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이마트 지원본부장을 거쳐 2002년 조선호텔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의 대표적인 성과는 스타벅스코리아에서 나왔다. 2007년 대표에 취임한 그는 약 11년간 스타벅스의 성장을 이끌었다. 취임 당시 1344억원이던 연매출은 2018년 1조5223억원으로 11배 이상 늘었다. 2016년에는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 사장은 매장 확대뿐 아니라 서비스 혁신에도 힘썼다. 2014년 도입한 모바일 주문 서비스 '사이렌 오더'와 고객이 원하는 이름으로 음료를 전달하는 '콜마이네임'이 대표적이다. 소비자의 취향을 읽고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는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매장을 직접 찾아 직원들과 소통하는 현장 중심 경영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후 신세계그룹은 사업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계열사에 이 사장을 잇달아 투입했다. 스타벅스 대표에서 물러난 지 1년여 만인 2020년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사업부문 대표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친환경·가치소비 상품을 확대하고 온라인몰을 개편하는 등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자주 매장 수는 2019년 말 174곳에서 2021년 말 240곳으로 늘었다.

2023년에는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맡아 온라인 유통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자체 패션 브랜드와 상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으며, 2024년 신세계라이브쇼핑은 매출 3283억원, 영업이익 1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6%, 영업이익은 34.1% 증가했다. 온라인 유통에서도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뤄낸 것이다.

가장 최근에는 적자에 빠진 면세점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맡았다. 2025년 신세계디에프 대표에 선임된 이 사장은 임대료 부담이 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DF2 사업권 반납을 결정하고 명동점과 공항 DF4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약 1900억원의 위약금 부담에도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는 결단을 내렸다.

실적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신세계 면세점 부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1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9억원 적자에서 439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신세계는 할인율 축소와 DF2 철수에 따른 손익 구조 개선을 주요 배경으로 제시했다. 매출 감소를 감수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한 결과다.

이처럼 이 사장은 스타벅스에서는 성장 전략을, 자주와 라이브쇼핑에서는 상품·채널 경쟁력 강화를, 신세계디에프에서는 수익성 중심의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그룹이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할 때마다 이 사장에게 새로운 역할을 맡겨온 배경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는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독립 경영체제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백화점부문의 조직 정비를 맡게 됐다. 신세계는 지원본부와 관리본부를 신설해 인사·감사·재무 기능을 분리하고 경영 관리체계를 강화했다. 이 사장은 면세점 경영을 이어가면서 백화점부문의 경영 건전성과 조직 운영 효율성까지 책임져야 한다.

신세계그룹이 오는 12월 계열분리를 마무리할 예정인 만큼 이번 인사의 의미도 작지 않다. 성장과 사업 재편을 두루 경험한 이 사장이 독립 경영체제의 안정적인 출범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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