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실 "반역 비판 근거 없어… 사법 무결성 위한 조치" 맞불
첫 형기 종료 여부 따라 '1MDB 사건' 징역 15년형 시작 시점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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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 방송 등에 따르면, 술탄 이브라힘 이스칸다르 말레이시아 국왕은 전날 성명을 내고 "이번 조건부 사면 명령은 분명하고 명시적이며 어떤 모호함도 없고, 그가 연루된 다른 사건들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브라힘 국왕은 사면 명령에 붙은 조건이 모두 충족됐다며 "명령에 이의를 제기하는 어떤 주장도 국왕의 명을 거역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국왕은 사면권이 연방헌법 42조에 따른 국왕의 고유 권한이라는 점도 짚었다. 그는 "이 권한의 행사는 입헌군주제의 위상과 법치 원칙에 따라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성명에 검찰총장실의 입장 철회나 가택연금 중단 요구 번복을 명시적으로 지시하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고 CNA는 전했다.
검찰총장실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즉각 맞섰다. 국왕의 사면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명을 거역하려는 것이 아니라, 칙령과 기존 판결을 법에 맞게 이행하려면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총장실은 이번 조치가 국왕에 대한 모욕이자 반역이라는 비판에는 근거가 없다며 "법원을 통해 법적 확실성을 구하는 것은 사법 행정의 무결성을 지키기 위한 책임 있는 조치"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6일 나집 전 총리가 일시 출소했다가 재수감되면서 불거졌다. 나집 전 총리는 국영투자기금 1MDB의 자회사였던 SRC인터내셔널 자금 4200만링깃(약 140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2022년 8월부터 수감 중이다. 당초 징역 12년과 벌금 2억1000만링깃(약 700억원)이 선고됐으나, 2024년 사면위원회 결정으로 형량은 6년으로 줄고 벌금도 5000만링깃(약 167억원)으로 낮아졌다. 이어 국왕은 지난 9월 이 벌금을 내면 남은 형기를 가택연금으로 채울 수 있게 하는 조건부 사면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벌금 5000만링깃이 납부되자 고등법원이 출소 명령을 내렸고 나집 전 총리는 교도소를 나섰다. 그러나 검찰총장실이 법적 해석을 더 확인해야 한다며 가택연금 이행의 일시 중단과 기존 수감 장소 유지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그는 몇 시간 만에 카장 교도소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 공방의 핵심 쟁점은 첫 형기인 SRC 사건의 형기가 끝났는지 여부다. 검찰총장실은 벌금 납부 뒤 고등법원이 내린 출소 명령이 SRC 사건 형기를 모두 마쳤다는 뜻인지, 아니면 2028년 8월 23일까지 남은 형기를 가택연금으로 채워야 한다는 뜻인지 법원이 가려야 한다고 했다. 나집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1MDB 관련 두 번째 재판에서 부패·돈세탁 혐의로 징역 15년을 별도로 선고받았으며, 가택연금은 이 형에 적용되지 않는다.
검찰총장실은 1MDB 사건의 징역 15년형이 SRC 사건 형기를 마친 뒤 시작되도록 한 법원 명령이 있어, 첫 형기가 언제 끝나느냐에 따라 15년형의 시작 시점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나집 전 총리는 15년형에 항소했으나 항소심 판단 때까지 형과 벌금 집행을 멈춰 달라는 신청은 지난달 14일 고등법원에서 기각됐다.
반면 나집 변호인단은 지난 6일 곧바로 반발했다. 벌금 납부로 가택연금 조건이 충족됐고 고등법원도 출소를 허가하는 명령서를 발부한 만큼 나집을 교도소에 붙잡아 둘 법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검찰총장실에 국왕의 사면을 중단하거나 보류할 권한이 없고 1MDB 재판은 SRC 사건 사면 이행과 무관하다며 "국왕이 명령하고 고등법원이 지시한 대로 의뢰인을 즉시 자택 가택연금으로 풀어 달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