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업체와 유학생 자녀를 둔 가장의 주머니를 얄팍하게 했던 원ㆍ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코스피지수는 연중 최고치인 1400선에 바짝 다가섰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9.5원 내린 1272.5원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달 30일에 이어 연중 최저치를 또 한 번 경신했다. 3거래일간 하락폭만 79.3원이었다. 원ㆍ엔 환율도 6개월 만에 100엔당 1270원대로 떨어졌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조정이 예상됐던 주식시장이 오히려 고점을 높여가면서 강세를 보이자 조정 받을 것을 예상해 달러 매수 포지션을 구축해 놓았던 역내ㆍ역외 세력들이 손절매성 달러 매도에 나서서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김두현 차장은 "경상수지 흑자 등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되는 것도 환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ㆍ중ㆍ일) 국가들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역내 자금지원체계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기금의 분담률을 확정하고 역내 채권에 신용보증을 하는 채권보증투자기구(CGIM) 설립에 합의한 것도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했다.
산은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자본수지가 개선되면서 환율이 꾸준한 내림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4분기에는 115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 강세는 외국인의 영향이 컸다. 외국인은 올해 주식시장에서 5조794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각종 위기설에도 한국 자산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월 경기동행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추경예산을 비롯해 올해 예산의 70%가 상반기에 집행될 계획이어서 경기부양책에 따른 주가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여타 신흥시장들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 안정으로 환차익 기대까지 높아지고 있어 외국인 투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고환율이 무역수지 개선이나 수출 관련주 강세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환율 하락을 달가워할 수만은 없고 금융시장이 아직 위기의 언저리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증시의 변동성을 줄일 버팀목은 역시 실물 경제의 개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편 4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2~3%대의 급등세를 보이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4개월 만에 900선을 회복했고 유럽 주요 증시도 2%가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증시의 추가 상승세를 점치는 전문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