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같은 실수를 되풀이 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번 오역은 실수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외교부가 어떤 곳이냐, 외국어로 먹고 사는 곳 아니냐”며 “그런데 다시 제출한 것도 오역, 오류투성이라면 이는 왜곡이고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왜곡된, 국민을 속이는 번역본을 갖고 심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들이 철저히 심의해 달라”고 말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또다시 제기된 한글본 오류가 사실이라면 용서받을 수 없는 오류”라며 “마치 우리가 유리한 것처럼 의도적으로 번역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심각한 번역 오류가 연일 쏟아지고 있는 오역사태는 충격을 넘어 차라리 경악”이라면서 “정부가 ‘실수’로 치부하며 슬쩍 고쳐 다시 제출한 새 동의안 역시 수도 없는 오역으로 또다시 국제적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외통위에 상정된 비준동의안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자인 김 본부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협상에서 우선적 효력을 가지는 영문본에서는 틀린 부분이 없다며 이번 오류가 큰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문제가 되고 있는 몇 가지 문항 가운데 언론이 잘못 지적한 부분이 있고 오히려 번역이 더 정확하거나 결과적으로 더 자세히 설명한 부분도 있다”며 “1250페이지에 달하는 전체 합의문 중에 본문이 틀린 부분은 없다. 수치가 틀렸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EU와 통상교섭본부가 정정합의를 했다. 서신교환으로써 정정과 관련된 절차는 모두 마무리 된다”며 “EU 법정국장이 사소한 오류는 자유재량권을 갖고 처리할 수 있는 만큼 이 문제는 큰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영문본 중에 틀린 부분이 없고 협상에서는 영문본이 우선적 효력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변인은 다만 “외교부 입장에서 조약 번역상 오탈자 내지 수치에 있어서 부주의가 나왔다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회를 방문한 김 본부장은 “신뢰성이 훼손된 것을 송구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EU와 협의해 수정했으며 향후 번역절차를 체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통상교섭본부는 당초 제출한 한-EU FTA 비준동의안 한글본이 오역·오류 논란에 휩싸이자 이달 초 국무회의 재상정 절차를 거친 뒤 국회에 새로운 비준동의안을 제출했지만, 외국건축사 자격취득자 관련 규정과 일부 수치에서 또 다시 오류가 발견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