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대한민국 대개조’ 인터뷰①] “국가 재난 시스템·매뉴얼·컨트롤타워 시급”

[‘대한민국 대개조’ 인터뷰①] “국가 재난 시스템·매뉴얼·컨트롤타워 시급”

기사승인 2014. 04. 29. 05: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세월호 참사] 정운채 전 해난구조대장 "사고초기 선체 내 인명구조 절실했다"
정운채_3060
국내 최고의 해상 재난 전문가인 정운채 전 해군 해난구조대장은 28일 “국가 재난 대비 시스템과 세밀한 매뉴얼, 컨트롤 타워를 이번에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또다시 제2의 세월호 참사를 겪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국가 재난 대비 시스템과 세밀한 매뉴얼, 컨트롤 타워를 이번에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또다시 참사를 겪을 수 밖에 없다.”

국내 최고의 해상 재난 전문가인 정운채 전 해군 해난구조대장(59·해사33기)은 28일 우리가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에 정말로 ‘깜짝 대책’이 아니라 국가 재난시스템의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0여 년 동안 서해 훼리호와 천안함, 동해 북한 잠수정, 연평해전 등 대한민국 주요 해난 사고 현장을 진두 지휘하고 직접 구조 작전까지 참여했던 정 대장은 이번 세월호 침몰 초기 대응에서 선체 내의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하지 못한 것은 치명적인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현장 구조세력의 인식 부족과 함께 현장에서 지침을 주고 지시할 현장 전체를 지휘할 컨트롤 타워가 없었다는 것이 결국 세월호 참사를 빚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정 대장은 “2년 전에 국가적 재난 관련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를 요청받고 참가했지만 정말로 탁상공론과 예산 따먹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면서 “관련 박사·학자들 보고서 쓰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대장은 오랜 현장 경험으로 봤을 때 대형 여객선이 서서히 침몰해 수면 밑으로 내려가면 에어 포켓이 일부 생길 수는 있지만 수많은 사람이 호흡할 공간이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따라서 정 대장은 인명 구조에 있어서 초동 조치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며 현장의 위기대처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남영호나 서해 훼리호, 천안함 사건 등은 대부분 시간과의 싸움에서 구조 세력이 한계를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이번 세월호 참사는 시간이 구조세력에 유리한 상황이었다고 정 대장은 판단했다. 최소 30분에서 최대 1시간 이상의 구조 가능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만간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구역에 대한 실종자 구조·수색과 여객선 인양 작전에 참여하게 되는 정 대장은 “사실상 가장 깊은 곳에 있을 실종자를 찾아서 나와야 하는 지금부터가 진짜 구조·수색 작전”이라고 어려움을 예상했다.

정 대장은 일부 언론들이 세월호 인양에 대해 너무 쉽게 앞서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세월호는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한번도 해 보지 않은 가장 톤수가 무거운 인양이기 때문에 그리 장담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정 대장은 지금부터는 해군이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그동안 산소통을 메고 들어가는 스쿠버 잠수에서 물 위에서 공기 호수를 연결하는 공기 잠수로 바꿀 것인지 현장에서 신중히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군의 해난구조대는 대한민국 최고의 베테랑이며 프로들이기 때문에 실종자 가족과 국민들이 정말로 고통스럽지만 좀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준다면 구조·수색작전을 잘 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