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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한달 넘었는데…장례식장 보건 사각지대

메르스 한달 넘었는데…장례식장 보건 사각지대

기사승인 2015. 06.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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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심병원, 정말 안심할 수 있나?
메르스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에 위치한 안양샘병원 장례식장.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과 관련해 직원들의 통제없이 문이 활짝 열려있다. / 사진 = 정아름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발병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병원 장례식장은 보건 사각지대로 드러났다. 장례식장 입구 통제가 허술했으며 체온계가 없는 곳도 있었다.

정부가 지정한 국민안심병원도 장례식장 관리는 미흡했다. 국민안심병원 지정 조건에 장례식장 관련 조항은 없기 때문이다.

국민안심병원은 호흡기질환 환자를 비호흡기질환 환자와 격리해서 치료가능한 시설을 갖췄는지에 따라 선정된다.

하지만 이같은 조건만 만족시킨다고 해서 정말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지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부산지역에서 삼성서울병원에서 병문안을 한 뒤 경기도 부천의 한 장례식장을 방문했던 81번 메르스 환자가 숨지기도 했다.

2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을 직접 찾았다. 이 곳은 방문객들이 별다른 제재 없이 입구를 통해 들어갈 수 있었다. 발열·기침 등이 날 경우 입장하지 말라는 등의 안내판 하나 눈에 띄지 않았다.

장례식장 1층에는 손소독제만이 놓여져 있었다. 이마저도 회전문이 있는 중앙출입구에는 없고 근조 화환 출입구에만 비치돼 있었다.

이날 같은 병원 일반 병동 출입구에선 방문객들이 입구에서 마스크를 쓰고 열감지기를 거쳐야 입장이 가능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 곳에선 열감지기 앞에서 방문객들의 팔 위쪽에 확인 스티커까지 붙이고 있었다.

지하 1·2층에 위치한 장례식장에 내려가보니 메르스 발생 이전의 장례식장과 차이가 없었다. 장례가 열리는 12곳 가운데 1곳에만 손소독제가 놓여져 있을 뿐이었다.

장례식장 직원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자동현금입출금기(ATM)를 관리하러 온 사람만이 마스크를 낀 채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앞서 방문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가톨릭대학교 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도 출입 통제가 허술했다. 장례식장 출입구에는 직원 한 명 없었다.

정문에 ‘본 장례식장은 메르스와는 무관하며 여의도 성모병원은 안심병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라는 안내문만이 붙여져있었다.

자동으로 된 장례식장 정문을 지나 들어가니 손소독제·온도계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유리벽으로 설치된 사무실에 있던 직원은 기자쪽을 보더니 이내 자리에 앉아 하던 일을 계속했다. 조금 뒤 8명의 조문객이 단체로 들어오자 그제서야 사무실에서 나와 안내를 시작했다.

이 곳을 찾은 한 중년 여성은 장례식장에 들어가다 말고 “마스크 안가져왔느냐”며 되돌아가 마스크를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의 안양샘병원 장례식장도 별반 다르지 않아 조문객들이 우려하는 상황이었다.

장례식장 정문은 직원 하나 없이 활짝 열려져 있었다. 그나마 문에 ‘발열이 의심되신 분은 들어가시기전 회전문앞 응급센터 앞에서 발열 체크를 받아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구가 있어 다른 장례식장 보다는 메르스 관련 대처가 조금 나았다.

방문한 병원 3곳 모두 정부가 지정한 메르스 국민안심병원이지만 정작 안심병원을 방문한 사람들은 안심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안양샘병원을 찾은 조문객 A씨는 “국민안심병원이라고 찾아보고 왔는데 장례식장은 그냥 들어왔다”며 찜찜한 심정을 밝혔다.

다른 조문객 B씨도 “그다지 국민안심병원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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