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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사잇돌 대출’ 돌풍…P2P금융업계, 엇갈린 반응

중금리 ‘사잇돌 대출’ 돌풍…P2P금융업계, 엇갈린 반응

기사승인 2016. 07.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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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대출시장에서 순탄한 성장세를 이어오던 P2P(개인 간)금융업계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최근 정부 주도로 시중은행들이 출시한 ‘사잇돌 대출’과 주요 고객층이 겹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각 P2P금융사들은 사잇돌 중금리 대출 출시에 따른 실익을 두고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라펀딩·에잇퍼센트·빌리·렌딧·투게더앱스 등 5개 P2P금융사의 누적 대출 취급액은 현재 약 1200억원에 이른다. P2P금융이 국내시장에 태동한 지 2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동안 거둔 성과다. 현재 P2P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만도 11만4000명에 육박한다.

P2P금융사가 취급하는 중금리 대출은 시중은행을 이용하기에는 신용도가 떨어지지만 제2금융권·대부업체를 찾는 것은 부담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P2P금융 대출자의 40% 이상은 기존에 보유한 고금리 빚을 갚기 위해 P2P상품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P2P금융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각 업체들은 올해 말까지 현재 누적 대출액의 4~5배에 이르는 목표치를 제시하는 등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다.

◇P2P금융에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사잇돌 대출’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서민들을 위한 대출상품인 ‘사잇돌 대출’을 도입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SGI서울보증보험이 보증을 서고 은행이 판매하는 ‘사잇돌 대출’은 돌풍에 가까운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달 5일부터 9개 은행에서 판매를 개시한 이 상품은 출시 2주만에 328억8000만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P2P금융업계가 30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기 까지 1년 이상 걸린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소비자입장에서도 제2금융권 이용에 따른 신용도 하락을 걱정하지 않고 은행에서 저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4~7등급 중신용자 고객을 놓고 은행과 P2P금융사의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금리 대출 놓고 은행과 경쟁…실적 하락은 수순?

P2P업계에서는 같은 중금리 대출을 판매하더라도 은행에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나온다. 우선 인지도 면에서 은행에 뒤쳐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사잇돌 대출’의 경우 정부가 직접 홍보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 검색량을 보면 월간 검색수로 P2P대출은 3만4000건으로 사잇돌 대출(4만9800건)에 밀리는 모습이다. 지난 2년 가량 황무지에서 중금리 대출 시장을 개척해왔지만 막 출시된 상품보다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ㄱP2P업체 관계자는 “(사잇돌 대출 출시 이후)개인신용대출 상품의 경우 대출자가 많이 줄었다”며 “마케팅 측면에서도 검색량이 줄어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ㄴP2P업체 관계자는 “당장 올해 목표치도 하향조정해야 할 상황”이라며 “은행권의 사잇돌 대출 한도가 빨리 소진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제1금융권에만 관련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ㄷP2P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보증을 통해 중금리 대출을 판매하는 은행들은 리스크 없이 관련 시장의 DB(데이터베이스)를 쌓을 수 있다”며 “중금리 대출 시장의 포문은 P2P업체들이 열었는데 (특정 업권에 대한 지원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 기회

다른 한편에서는 ‘사잇돌 대출’이 촉발한 중금리 대출에 대한 관심이 시장을 키울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타업권의 힘을 빌려서 라도 파이를 키우는 게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ㄹP2P업체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시장이 아직 성장 초입 단계다 보니 필요에 의해 상품을 찾는 고객을 제외하곤 대부분 모른다”며 “대기업들이 참여해 시장자체가 커지고 양질의 대출자가 진입한다면 관련 업계인 P2P금융사도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P2P업체 관계자는 “아직 중금리 대출 자체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며 “여러 군데서 관련 상품이 홍보가 되면 시장이 열려가는데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사잇돌 대출 출시 직후 중금리 대출이 알려져서 오히려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사잇돌 대출은 오는 9월 대구·부산·광주·경남 등 지방은행 4곳과 저축은행에서도 추가로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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