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카스트로 타계에 전세계 지도자들 애도 표명…엇갈린 평가

카스트로 타계에 전세계 지도자들 애도 표명…엇갈린 평가

기사승인 2016. 11. 27. 08:5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OLOMBIA-CUBA-CASTRO-DECEASE <YONHAP NO-0921> (AFP)
26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 내 쿠바 대사관에서 한 남성이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사진 앞에서 쿠바 국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출처=/AFP, 연합뉴스
유럽과 아시아, 미국의 정상들이 25일(현지시간) 타계한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사망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평가는 엇갈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6일 백악관 성명을 통해 “역사가 그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역사는 한 인물이 그의 주변 사람들과 전 세계에 미친 엄청난 영향을 기록하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우리는 피델 카스트로의 가족들에게 애도를 보내고 쿠바인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앞으로 우리는 과거를 돌이켜 보면서 미래를 바라볼 것이다. 쿠바인들은 미국에 그들의 친구와 파트너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성명에서 “전 세계는 자국민을 거의 60년간 억압했던 야만적인 독재자의 타계를 목격했다”며 “피델 카스트로의 유산은 총살형과 절도, 상상할 수 없는 고통, 가난, 그리고 기본적인 인권의 부정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쿠바가 여전히 전체주의 체제의 지배를 받지만, 카스트로의 타계는 (쿠바인들이) 너무 오랫동안 참아야 했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되며, 훌륭한 쿠바인들이 마침내 마땅히 가져야 했던 자유 아래에서 살 수 있는 미래로 이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각 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애도의 뜻을 나타내며 카스트로를 ‘역사적인 인물’로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애도를 표명했다. 교황은 이날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보낸 조전에서 카스트로의 사망을 “슬픈 소식”이라고 표현하며 “당신과 당신의 가족에게 내 슬픔을 전한다”고 밝혔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카스트로의 업적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엘리제궁도 성명을 내고 “카스트로가 20세기 주요 인물이었다”며 애도의 뜻을 나타낸 뒤 “그는 혁명이 불러일으킨 희망과 뒤따른 환멸 등 쿠바 혁명을 구현한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카스트로는 논란이 이는 인물이지만 쿠바 혁명에서 보여준 카스트로의 리더십은 그를 역사적인 인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시아 각국 지도자들은 대체적으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관영 CCTV에 카스트로 전 의장을 ‘쿠바 공산주의의 창시자이자 우리 시대의 위대한 인물’이라고 칭하며 “역사와 사람들은 피델 카스트로를 기억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쿠바 혁명 후의 탁월했던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중남미 좌파 성향의 지도자들과 단체 등은 그의 혁명적 위업을 기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전 세계의 모든 혁명은 카스트로의 유산 위에 세워져야 한다”면서 “그가 추구한 독립, 사회주의, 인류애에 대한 깃발을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 최대 좌익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은 카스트로가 세계는 물론 미주 대륙의 위대한 인물 중의 한 사람이라고 추앙했다. 현재 중남미에서 가장 오래된 좌파 게릴라인 FARC는 콜롬비아에서의 쿠바식 혁명을 주창하며 1964년 창설됐다. 일명 ‘티모첸코’로 알려진 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는 트위터를 통해 “그는 세계와 미주 대륙의 위대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큰 족적을 남겼다”면서 “그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델카스트로타계
2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쿠바계 주민들이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타계소식이 게재된 신문을 들고나와 기뻐하고있다. 출처=/AFP, 연합뉴스
그러나 카스트로의 박해를 피해 유럽으로 망명한 쿠바 반체제인사들의 친척들은 카스트로의 타계에 대해 ‘애도’보다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쿠바 반체제인사인 오스왈도 파야의 동생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에 거주하고 있는 사클로스 파야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카스트로는 그의 폭정을 시작할 때부터이미 세계를 일촉즉발 전쟁의 위기로 몰아넣었다”면서 “카스트로이즘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우리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마드리드의 쿠바 대사관 앞에서는 카스트로 찬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십여명의 카스트로 반대자들은 “폭군이 죽었다”, “카스트로는 혁명을 훔친 자”라고 외치며 카스트로의 죽음을 축하한 반면에 스페인 공산당원들이 주축을 이룬 150여명의 시위대는 “카스트로는 진정한 독립을 가져다준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죽음을 애도해 대비를 이뤘다.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쿠바계 주민 밀집지역 ‘리틀 아바나’는 축제 분위기였다. 이날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카스트로의 타계 소식이 알려진 전날 밤부터 쿠바계 주민들은 길거리로 나와 미국 국기와 쿠바 국기를 함께 들고나와 흔들거나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자동차 경적을 울리거나 폭죽을 터뜨리기도 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