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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에는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공연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조성진 리사이틀, 대형 뮤지컬 ‘햄릿’ ‘빌리 엘리어트’ ‘나폴레옹’ 등이 펼쳐진다. 또한 우리나라 대표 화가인 김환기 대규모 회고전과 세계적 아티스트 앤디 워홀 전시 등이 관람객을 유혹한다.
◇세계적 지휘자·교향악단 한국행 ‘별들의 전쟁’
올해도 연초부터 연말까지 일 년 내내 톱클래스 교향악단 내한공연이 펼치진다.
특히 11월은 하이라이트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11월 19∼20일)과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11월 15∼16일)가 찾아온다.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공연은 4년 만으로, 2018년 물러나는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과의 마지막 내한 무대다. 중국 출신 스타 피아니스트 랑랑이 협연한다. 로열 콘세르트헤바우는 지난해 이반 피셔 지휘로 찾아온 지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마리스 얀손스의 뒤를 이어 2015∼2016시즌부터 상임 지휘자가 된 다니엘레 가티와 함께하는 첫 내한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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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엘리아후 인발이 상임 지휘자로 있는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3월 24일), 야닉 네제-세갱이 이끄는 미국의 명문 악단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6월 7∼8일), 고음악 거장 필립 헤레베헤와 그가 창단한 샹젤리제 오케스트라(6월 17일) 등이 뒤를 잇는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교향악단 중 하나인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5월 25일)도 4년 만에 찾아와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선다. 정명훈 후임으로 2015년 예술감독이 된 미코 프랑크와 함께하는 첫 한국 무대로, 거슈윈과 라벨의 작품을 들려준다.
독일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내한공연(9월 13일)에서는 2018년 가을부터 래틀의 뒤를 이어 베를린 필하모닉 음악감독이 되는 키릴 페트렌코가 지휘봉을 잡는다. 이어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9월 28일), 빈 심포니(12월 5일) 등을 거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12월 12∼13일)의 무대로 숨 가쁜 교향악단 내한 ‘러시’가 마무리된다.
스타 연주자들도 줄지어 무대에 오른다. 피아니스트 가운데에는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으로 클래식계의 ‘아이돌’로 떠오른 조성진이 이달 3∼4일 리사이틀로 한 해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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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은 4∼12월 네 차례에 걸쳐 ‘음악편지’라는 타이틀로 다양한 음악 세계를 펼쳐 보인다. 가을로 접어드는 9월에는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가 베토벤 소나타 대장정에 나선다. 3∼10일에 다섯 차례 연주회를 열어 베토벤의 소나타 32곡 전곡을 연주한다.
200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라파우 블레하츠(10월 14일)가 한국에서 첫 독주회에 나서고 랑랑은 리사이틀과 협주곡 콘서트 등으로 두 차례 공연(12월 6∼7일)을 한다. 조지아 출신의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의 리사이틀(11월 1일)도 빼놓을 수 없다.
바이올린과 첼로 등 현악 연주자들의 무대 역시 뜨겁다.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가 그가 만든 오케스트라인 크레메라타 발티카의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5월 30∼31일)를 마련한다. 또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는 스코틀랜드 체임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협연자로 나선다.
거장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9월 12일)와 요요마(10월 중 예정),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10월 31일)과 이차크 펄만(11월 12일)의 리사이틀도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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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대형 신작들이 쏟아지면서 ‘뮤지컬 대전’이 펼쳐진다. ‘빌리 엘리어트’ ‘영웅’ 같은 재연작들은 물론 ‘햄릿’ ‘광화문 연가’ ‘벤허’ 등 창작 신작과 라이선스 초연작인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나폴레옹’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찾아온다.
우선 초연작들 가운데 4∼7월 충무아트홀에서 공연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눈에 띈다.
1990년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동명의 미국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중년의 주부와 사진작가의 짧은 사랑을 다뤘다. 2014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같은 해 토니상과 드라마데스크상에서 최우수 작곡상과 편곡상을 받았다. 최근 뮤지컬 제작을 위해 합작사를 설립한 공연기획사 쇼노트와 홍보회사 프레인이 선보인다.
‘나폴레옹’은 7∼10월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1994년 캐나다에서 초연한 뒤 영국 등에서 공연된 작품으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프랑스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가 몰락해 유배지에서 죽음을 맞기까지의 일대기를 담았다.
‘시라노’는 7∼10월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배우 류정한이 제작자로 변신해 처음 내놓는 작품이다. 프랑스 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낭만희극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원작으로 2009년 일본에서 초연된 작품을 라이선스로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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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은 셰익스피어의 고전 희곡을 뮤지컬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성종완이 극본을, 김경육이 음악을 맡았으며 영국 연출가 애이드리언 오스몬드와 호주 편곡자 피터 케이시 등이 가세했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서울시뮤지컬단과 공동제작하는 ‘광화문연가’는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로 채운 주크박스 뮤지컬로 앞서 만들어진 버전과 다른 내용으로 선보인다. 고선웅이 극본을, 이지나가 연출을 맡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려진다.
충무아트홀 자체 제작 창작 작품 ‘벤허’는 8월께 개막한다. 유대인 귀족이던 벤허가 친구의 배신으로 노예 신세가 됐다가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1880년 출간된 루 월리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고 영화로 더 잘 알려졌다. 당초 올해 초연 예정이었다가 내년으로 개막이 미뤄졌다.
이미 관객의 사랑을 받은 작품들도 올해 다시 무대를 찾는다.
가장 기대할만한 작품은 11월 말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빌리 엘리어트’다. 영국 북부 탄광촌에서 발레리노를 꿈꾸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2005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뒤 2008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도 선보여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한국에서는 2010년 초연 이후 7년 만의 재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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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도 7∼9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다시 선을 보인다. 안재욱, 서범석, 윤공주, 김우형, 이소연, 김성녀 등 초연 멤버들이 대부분 참여한다.
해외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 라인업도 화려하다. 뮤지컬 분야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캣츠’는 7∼9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찾아온다. 2014년 이후 3년 만의 내한이다. ‘시카고’의 오리지널팀도 5∼7월 내한해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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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술관 리움은 4~8월 한국 현대미술에서 대표 화가로 손꼽히는 김환기(1913~1974)의 대규모 회고전을 연다.
우리 자연과 전통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서구 미술을 접목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창조한 김환기는 올해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잇달아 경신하며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미술품 경매 가격 1~5위 모두 김환기 작품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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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 갤러리는 국내 단색화 열풍의 바통을 이어받을 ‘포스트 단색화가’에 초점을 맞췄다. 이 갤러리에서는 단색화의 다음 주자로 손꼽히는 민중미술의 대표 주자들인 손장섭(5월)과 송창(8~9월) 개인전이 열린다. 손장섭은 현실 비판적인 시각으로 광주의 비극과 시위 현장, 철책선 등을 주제로 화폭을 장식한 작가다. 1980년대 초 민중미술 그룹인 ‘임술년’에서 활동한 송창은 답보 상태인 남북문제를 소재로 한 작업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에 앞서 2~3월에는 ‘포스트 단색화가’로 불리며 재조명되는 원로 화가 오세열(71)의 회고전을 열어 지난 30여 년의 작품 활동을 총정리한다.
갤러리 현대는 1970년대 말부터 비디오 작업을 하며 한국적 비디오 아트의 지평을 연 박현기(1942~2000) 회고전으로 올해 전시를 시작한다. 현대사회의 기형적 풍경을 그려온 한국화가 유근택 개인전도 6~7월로 예정돼 있다.
내년에는 해외 유명 화가들의 국내 전시도 잇달아 예정돼 관심을 모은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2~6월 ’앤디 워홀:그림자들‘ 전시를 개최해 세계적인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한다. 앤디 워홀(1928~1987)이 1978년 제작한 ’그림자들‘ 연작 102점을 만나볼 드문 기회다. 이어 4~7월 덕수궁관에서는 1930년대 이후 이집트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의 궤적을 보여주는 ’예술이 자유가 될 때: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1938~1965)‘ 전시가 열린다. 한영 상호 교류의 해를 맞아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는 과천관에서는 리처드 해밀턴(1928~1987) 회고전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