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대국 외교’ 실현 위해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조직 통합”

당 대외연락부-외사영도소조 통합해 외교 담당 기구 단일화
왕치산 좌장, 양제츠 통합조직 이끌고, 왕이 보좌

양체즈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국무위원(앞줄 왼쪽에서 두번째)이 5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를 듣고 있다./사진=하만주 베이징 특파원

중국 공산당이 외교 부문을 담당하는 당내 조직을 통합해 강력한 단일 기구를 만들고 이를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이끌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전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 중국 공산당이 중앙대외연락부와 중앙외사영도소조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통합이 현실화되면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시절 외교를 총괄했던 첸치천(錢其琛) 전 부총리 이후 14년 만이다.

양 국무위원은 지난해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당 최고 지도부인 25명의 정치국 위원으로 선임됐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외교 드림팀’의 좌창이 될 것으로 보이는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지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왕 전 서기는 이번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국가부주석으로 선임되고,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국무위원으로 승진해 양제츠를 보좌할 것으로 전망된다.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5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를 듣고 있다./사진=하만주 베이징 특파원

중앙대외연락부는 해외 정당과의 교류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북·중 교류의 핵심 부서이기도 하다. 현재 시 주석이 조장을 맡는 중앙외사영도소조는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비공식 기구이다.

중국 공산당이 두 조직의 통합에 나선 것은 외교 정책의 변화를 맞아 이를 이끌 강력한 단일 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외교 정책은 국무원 외교부·상무부·중앙대외연락부·중앙외사영도소조 등으로 분산돼 효율성이 떨어지고 부처 간 의사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진핑 신시대’의 ‘대국 외교’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스티브 창(曾銳生) 런던대 중국연구소 소장은 “현재의 외교 정책 결정 구조는 여러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며 “중요한 외교 업무는 단일한 조직과 인물의 지휘 하에 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