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국내각’ 발표한 인도네시아, 주요 특징 총정리

조코 위도도 대통령(앞열 왼쪽에서 여섯 번째)과 마룹 아민 부통령(왼쪽에서 일곱 번째)이 자카르타 독립궁(대통령궁)에서 새 내각발표에 이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조코 위도도 대통령 재선 임기 내각 인선이 지난 23일 발표됐다.

인도네시아 일간지 자카르타 포스트에 따르면 조코위 2기 내각은 총 38개 장관직 중 16개가 각 정당, 22개는 민간 출신에게 안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배분을 살펴보면 대통령 소속정당인 민주투쟁당(PDI-P)이 5개, 나스뎀당·국민각성당(PKB)·골카르당 각각 3개, 연합개발당(PPP) 1개, 대선 당시 적대 진영이었던 그린드라당에도 장관직 2개가 주어진 게 특징이다.

가장 큰 화제는 그린드라당 당수로서 2014년과 2019년 대선에서 두 번이나 조코위 대통령과 맞붙어 패배한 쁘라보워 수비안토의 입각이다. 매번 대선 결과에 불복해 헌법청원으로 정권 정통성을 흔들려 했던 쁘라보워가 신임 국방장관으로 입각한 것은 여야가 모종의 절충점을 찾아 거국내각을 꾸렸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린드라당 소속 에디 쁘라보워도 외국 불법조업선박들을 나포·폭파해 국가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수시 뿌지아스뚜띠 해양수산부장관 후임으로 기용됐다.

고젝 창업자인 30대 중반 나딤 마까림을 교육문화부 장관으로 발탁한 것도 눈에 띈다. 고젝은 인터넷 기반 오토바이택시 호출서비스로 시작해 현재 차량호출, 각종 배달 등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한 대표적 인도네시아 유니콘 기업이다. 2018년 초 기업 가치 50억불로 평가됐다. 그는 이번 입각을 위해 고젝에서 퇴사했다.

이밖에 조코위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쁘라띡노 국무장관, 쁘라모노 아눙 내각사무처장, 물도꼬 대통령 비서실장, 루훗 빤자이탄 해양투자조정장관은 물론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띠 재무장관, 렛노 마르수디 외무장관, 바수끼 하디물요노 공공사업주택장관 등 전 내각 주요인사 다수가 유임해 대통령 입지를 공고히 했다.

퇴진자 중에는 하누라당 당수인 위란토 전 정치사법안보 조정장관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지난 10일 빤데그랑 지역에서 괴한의 칼에 찔리면서까지 조코위 정권을 적극 보위했지만 이번에 전 헌재소장 마흐푸드 MD로 교체됐다. 지난 4월 총선에서 4% 득표에 실패해 국회의석을 모두 잃은 하누라당이 한계효용을 다한 측면도 있으나 무엇보다 1998년 국방장관으로서 경제위기 속 수하르토 대통령 하야와 자카르타 폭동 와중에 쿠데타 기미를 보였던 쁘라보워 수비안토의 계급장을 뜯어냈던 전력이 이번 거국내각 구성에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다.

내각인선 발표 하루 전 자카르타 포스트는 사설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지난 내각이 비대한 조직과 과업수행 관리능력 부재로 인한 비효율로 업무영역 중복, 과도한 지출, 참담한 생산성 저하를 겪었다면서 관료사회의 극적 변화 없이는 고소득 국가로 나아가려는 조코위 대통령의 비젼이 극복하기 힘든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