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주택부족에 고통받는 홍콩 젊은이들, 공공주택 거주하는 인구 ‘더 불행’

주택부족에 고통받는 홍콩 젊은이들, 공공주택 거주하는 인구 ‘더 불행’

기사승인 2019. 12. 10. 15:2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0000761260_001_20190926140819518
홍콩에서 젊은 층의 거주 환경이 행복 지수에 악영향을 미치고 핵심 요인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홍콩 주거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민주화 요구 시위가 6개월을 넘기며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홍콩에서 젊은 층의 거주 환경이 행복 지수에 악영향을 미치고 핵심 요인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공급한 공공주택에 살더라도 행복하지 않다는 젊은이들이 상당수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홍콩침례대학(HKBU·香港浸會大學)은 최근 17세에서 23세 사이 1851명의 홍콩 청년층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이들의 거주 상황이 행복 수준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밝혔다. 홍콩 정부는 시위대 불만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주택 부족 문제를 꼽은 후 수요 충족을 위해 임대 아파트 수와 보조금 아파트 수를 늘리는 데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이 같은 주택 정책이 잘 되고 있는지를 평가한 것이다. 현재 홍콩에서 6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민주화·반(反)정부 시위의 대부분은 사회의 젊은 층으로 구성돼 있다.

홍콩의 주거용 부동산가격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0배 이상 급등해 미국 뉴욕보다 27%, 싱가포르보다는 90%나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홍콩 집값은 평균 임금의 20.9배에 달해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정부가 무주택 서민을 위해 직접 공급한 공공주택에 머무는 청년의 행복지수를 파악했고 100점 만점에 50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민간 아파트·보조금 아파트 등 비공공 주택 거주자의 행복 지수(57점)보다 낮다. 연구를 주도한 아드리안 베일레이 HKBU 사회과학 교수는 “우리는 주택환경이 개개인의 주관적 ‘웰빙(well-being)’에 차이를 주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홍콩정부가 단 하나의 청년 부동산 정책을 제시하는 것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청년들이 처한 상황 유형을 더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HKBU 연구팀은 공공주택에 거주하는 청년층은 자신의 ‘삶의 통제 정도’·‘가족 재정 상황’·‘미래에 대한 자신감’ 등에서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 행복 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이 비공공 주택거주자에 비해 이웃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삶에 대한 통제력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베일레이 교수는 “공공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유리한 사회적 자본 자원이 없어 더 많은 불확실성과 사회적 불안정을 느낀다”고 진단했다.

나오미 호 쓰와이 청년정책옹호단체 위원은 “홍콩 정부는 주택과 같은 큰 사회적 문제에서부터 학자금 대출 반환과 같은 작은 문제까지 청년층이 받고 있는 압박을 완화하지 못하고 있다. 홍콩 대학 졸업자들은 첫 직장에서 적은 연봉을 받게 돼 학자금 대출조차 갚지 못하고 있다”며 홍콩 정부의 청년 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치적으로도 청년층이 (홍콩시위에서) 5가지 요구사항을 주장하고 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지 않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