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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위 “북, 공해상 환적 불법 정유 제품 거래에 한국 선박 연루”

유엔 대북제재위 “북, 공해상 환적 불법 정유 제품 거래에 한국 선박 연루”

기사승인 2020. 04. 1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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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북, 불법 정유 제품 구매, 남포항 '직접 운송' 늘어"
"외화벌이, 사이버 해킹·가상화폐 주력...석탄·모래·조업권 판매"
"해외근로자 미송환, 제3국 이동...중러, 대규모 비자발급"
불법환적
북한이 공해상에서 ‘선박 대 선박’ 간 환적으로 불법 정유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 한국 선박이 간접적으로 연루됐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연례보고서에서 밝혔다고 외신들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ISN)이 2018년 10월 26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 선박들이 3차례에 걸쳐 유류로 추정되는 물품을 불법 환적(옮겨싣기)하고 있다고 공개한 현장 사진 9장 가운데 6월 7일 파나마 선적 뉴리젠트(NEW REGENT)호와 북한 유조선 금운산(KUM UN SAN) 3호가 여러 개의 호스를 사용해 환적하는 모습./사진=국무부 ISN 트위터 캡쳐
북한이 공해상에서 ‘선박 대 선박’ 간 환적으로 불법 정유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 한국 선박이 간접적으로 연루됐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연례보고서에서 밝혔다고 외신들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아울러 유엔 회원국은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을 지난해 12월 22일까지 모두 송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국·러시아 등은 외화벌이 목적의 북한 주민에 대해 관광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고 연례보고서는 지적했다.

◇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연례보고서 “북, 공해상 환적 불법 정유 제품 거래에 한국 선박 연루”

연례보고서는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선박이 공해상에서 또다른 제3국 선박으로부터 정유 제품을 공급받은 뒤, 북한 남포항으로 실어간다며 중국 국적의 ‘윤홍(Yun Hong) 8’호가 지난해 7~8월 동중국해에서 한국 선박(선박A)으로부터 4차례 정유 제품을 환적, 이 가운데 3차례는 윤홍8호의 남포항 기항통지(Port call) 며칠 이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인도 선박(선박B)도 지난해 9~11월 공해상에서 윤홍8호에 수차례 정유 제품을 공급했고, 며칠 뒤 윤홍8호는 남포항에 기항통지했다.

다만 북한 선박과 직접 환적하지 않은 것이어서 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니다.

북한 대사관
중국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구에 있는 북한대사관./사진=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북, 불법 정유 제품 구매, 남포항 ‘직접 운송’ 늘어

북한의 정유 제품 구매는 기존 공해상 불법 환적뿐 아니라 남포항 수입터미널로의 ‘직접 운송’이 주요 제재 회피 수단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10월 외국 유조선의 직접 운송이 총 64차례에 달했고, 이를 통해 북한은 56만~153만 배럴의 석유제품을 수입한 것으로 대북제재위는 설명했다.

◇ 북, 부족 외화벌이 충당, 사이버 해킹·가상화폐 주력

보고서는 북한이 제재망으로 줄어든 외화벌이를 충당하기 위해 사이버 해킹이나 가상화폐 등에 더욱 주력했다고 밝혔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은 가상화폐를 지속해서 채굴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면서 “정찰총국(RGB)과 군수공업부(MID) 같은 제재대상 기관들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명목화폐 및 가상화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법이 정교하고 추적이 어려워 북한에는 ‘로우 리스크-하이 리턴(저위험-고수익)’ 분야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대북제재위는 지난해 9월 중간보고서에서 “북한 정찰총국(RGB) 산하 121국(해커부대) 등은 지난 2015년 12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최소 35차례 사이버 해킹 공격을 감행해 최대 20억달러(2조4000억원)를 벌어들였다”고 분석했었다.

◇ 북, 석탄·모래·조업권 판매 등으로 외화벌이

아울러 북한의 석탄 수출은 지난해 1~8월 최소 370만톤, 3억7000만달러(4500억원) 규모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또한 지난해 5월 이후 최소 100차례 최소 100만톤, 2200만달러어치의 북한산 하천 준설 모래가 중국에 수출됐다.

중국 선박으로의 조업권 판매도 계속돼 2018년 기준으로 1억2000만달러 규모의 조업권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 북, 이란 등과 군사 협력 지속...밀수도

대북제재위는 북한 무기수출업체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가 2015년 이후 ‘221 총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고, 최소 2009년 이후로 이란 주재 북한 당국자가 두바이~테헤란 공항 간 외교채널을 통해 금괴·현금 밀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의 콩고민주공화국 금광 개발 개입, 에리트레아·미얀마·베네수엘라와의 군사 협력 등도 계속 조사하고 있고, 스위스계 다국적기업 ‘ABB’가 생산한 로봇기계류 3대가 북한에 유입된 경로에 대한 조사가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중국, 북 2000명에 외화벌이 목적 방문 비자 발급...러시아, 대북 관광·학생 비자 발급 급증

이와 함께 유엔은 다수의 사례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되지 않고 기존 체류국에서 다른 제3국으로 이동했다면서 ‘제재 회피’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엔의 한 회원국은 북한 국적의 2000명이 최근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단순 방문 비자로 중국에 입국했다고 대북제재위에 보고했다.

대북제재위는 러시아 당국의 통계를 토대로 지난해 러시아에서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관광 및 학생 비자 발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안보리의 북한 해외 근로자들에 대한 제재 이전 기준으로 북한은 전 세계 40여 개국에 최소 5만명 이상의 근로자들을 송출해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중국과 러시아가 주요 무대였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이 최소 1000명 이상의 정보통신(IT) 인력을 해외에 파견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북한 당국이 이들로부터 벌어들인 외화가 한해 2040만달러(24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 대북제재위, 해외 프로축구 진출 북한 선수 추적...해외 북한 식당 종업원 조사 지속

대북제재위는 한광성(카타르 알두하일)·박광룡(오스트리아 장크트푈텐)·최성혁(이탈리아 US아레초) 등 해외 프로축구 무대에 진출한 북한 선수들에 대해 북한 국적으로 해외에서 소득 활동을 하면 제재 위반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식당과 관련, 캄보디아 당국이 자국 내 북한 식당은 모두 폐쇄되고 영업 허가증이 취소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아울러 태국 내 북한 식당에 대해서도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2월 태국 당국이 북한 ‘해맞이’ 식당에 대해 현장 조사를 하고 북한 근로자 7명을 체포했다는 언론 보도를 전했다.

북한의 외화벌이를 위해 근로자뿐 아니라 의료인력이 앙골라·모잠비크·네팔·나이지리아·탄자니아 등에서 근무하고 있거나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대북제재위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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