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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조용병 회장이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에 ‘끝장토론’ 지시한 이유

[취재뒷담화] 조용병 회장이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에 ‘끝장토론’ 지시한 이유

기사승인 2020. 05.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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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끝장토론해라. 대신, 통합이 완료되면 뒷말하지 말아라.”

합병을 준비 중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두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전한 메시지입니다. ‘은행계’ 신한생명과 ‘외국계’ 오렌지라이프 간 조직문화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간을 충분히 갖겠다는 조 회장의 의지로 풀이됩니다. 일방적인 합병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양사 간 화학적 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세밀하게 합병작업을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조 회장은 최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완전 통합’ 시점을 올해 말에서 내년 7월로 연기했습니다. 지난 1년간 조 회장 지휘 아래 통합 물밑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주력상품 등 영업방식부터 임금체계까지 두 회사가 이질적인 기업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양사 의견조율이 녹록지는 않다고 합니다. 기업문화가 다른 만큼 마찰과 이견이 많기 때문인데요. 신한생명은 금융지주 계열사답게 보수적인 반면, 외국계 보험사였던 오렌지라이프는 자유분방한 성과주의 기업문화로 유명했죠. 특히 오렌지라이프는 영업성과에 따라 직원 간 임금차도 천차만별이라 신한생명과의 임금체계 통합과정은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업권은 다르지만 일각에선 2016년 KB금융지주의 현대증권 인수 사례와 비교하기도 합니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통합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화학적 결합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수합병으로 업계 5위 대형사로 외형성장을 이뤘지만, 경쟁사에 비해 KB증권만의 본연의 색깔을 지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2015년 하나은행과 구 외환은행 간 합병 과정도 순탄치 않았던 탓에 통합 노조위원장도 지난해에야 선출됐죠.

이를 타산지석 삼은 조 회장이 내린 답은 ‘느리지만 확실하게’였습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이 완료되면 당장은 생보업계 ‘톱4’ 지위에 오르겠죠. 하지만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양사 간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합니다. 한 신한생명 관계자는 “양사 간 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의견충돌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진통이 있더라도, 일단 합병이 완료되면 더 이상 마찰이 나오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용병표 통합 리더십’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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