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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사라진 공적마스크 200만장, 집계 오류라기엔...

[뉴스추적] 사라진 공적마스크 200만장, 집계 오류라기엔...

기사승인 2020. 05. 2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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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입력 단계 많아, 약간의 차이"
전문가 "K-방역 모범국, 관리 소홀 지적 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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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생산 규모 확대'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엄격히 관리되던 공적 마스크 제도에 흠집이 났다. 지난 3월부터 공급된 공적 마스크의 생산량과 유통량이 200만장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정부가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단순 기입 오류일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현재 판매가(1500원)로 30억원 어치에 해당하는 수량으로 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을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7일 ‘마스크 200만장 실종’이 집계상 오류일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진영 식약처 차장은 이날 마스크 수급 상황 브리핑에서 “자체조사에 착수한 상태”라며 “그간 수개월간 130여개가 넘는 제조업체가 수십억개의 마스크를 생산·출고·유통하는 과정을 보고했는데 보고 주체와 시점 등에 따라 집계상 ‘약간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지난 26일 “민정수석실이 보고를 받아온 것은 사실”이라며 “식약처가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공장 출하 후 유통단계를 거쳐 배송이 이뤄지는데 각 단계마다 전산으로 입력한다”며 “워낙 많은 단계에서 입력하다 보니 데이터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식약처는 “한 번에 200만장이 잘못 입력됐다면 바로 알 수 있다”며 “하지만 공적 마스크를 공급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 과정 유출 배제 못해…제도 점검 필요성

하지만 이 설명만으론 200만장이나 되는 오차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3월 6일부터 공급된 공적 마스크가 두 달 남짓한 기간에 200만장의 생산·유통량 차이를 보였다면 단순 계산으로 하루 3만장 가량의 오차를 발견하지 못한 셈이다. 특히 정부는 생산·유통·재고 어느 단계에서 오류가 생겼는지 바로 파악하지 못한 모습이다. 한 의료계 전문가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겠지만 작은 오차들이 모여 200만이 됐다는 말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유통 과정에서 유출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공적 마스크 공급 방식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서울 시내를 포함한 다수 지역의 약국에서는 공적 마스크 5부제가 큰 의미가 없을 정도로 마스크 수요가 감소한 상황이다. 국내 생산량이 수요를 크게 웃돌면서 업계에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공적마스크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일선 약국에선 공적 마스크 판매처 다양화 등 변화를 통해 약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공적 마스크 공급을 위한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 고시’ 시행기간은 오는 6월 30일까지다. 식약처는 “오는 7월부터 어떤 식으로 운용할지 그간 수급량과 유통 과정상의 예측량 등을 총체적으로 감안해 관련 부처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과 마스크 생산, 시민들의 착용까지 대한민국이 ‘K-방역’의 최모범 국가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에서 ‘마스크 유통 관리를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뼈 아프게 새겨 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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