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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 펀치] 적반하장도 유분수

[아투 유머 펀치] 적반하장도 유분수

기사승인 2020. 06. 1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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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 펀치
시골 할머니가 며칠간 머물 요량으로 모처럼 서울의 아들집을 찾았다. 홀몸으로 만고풍상을 겪으며 대학까지 졸업시켜 대기업에 취직한 아들이었다. 그런데 이틀만에 ‘3번아 잘 있거라 6번은 간다’라는 쪽지 한 장을 남기고 되돌아오고 말았다. 가만히 보니 가족 서열 순위가 ‘1번 며느리’ ‘2번 손주’ ‘3번 아들’인 것까지는 참을만 했는데, 자신은 ‘4번 반려견’과 ‘5번 파출부’에 이어 6번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마스크 제조회사에 대량 주문이 들어왔다. 그런데 그 고객의 지난번 공급품에 대한 결제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납품 담당 부서장이 “지난 물품에 대한 입금 전에는 새 주문 물량을 보낼 수 없다”는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다음날 콜렉트콜로 상대방의 회신이 왔다. “그럼 주문 취소합니다. 그렇게 오래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은 조선 인조 때 학자인 홍만종의 평론집 ‘순오지’(旬五志)에 기록된 이야기로 ‘도둑이 되레 몽둥이를 들고 대든다’는 뜻이다. 우리 속담 ‘방귀 뀐 놈이 성 낸다’와 상통하는 내용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해 결성된 ‘정의기억연대’와 그 대표 출신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둘러싼 회계 논란이 뜨겁다.

‘위안부 운동’이란 미명 아래 벌어진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드세다. 정의와 도덕과 인권을 내걸고 그것으로 먹고 살아온 이들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윤 의원은 당당하게 국회로 입성했고 정의기억연대와 집권 여당은 상식과 양심의 목소리조차 친일 세력의 항변과 보수 진영의 모략으로 치부하는 형국이다.

이를 두고 ‘조국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후안무치의 절대 고수’ 조국이 윤미향을 배양한 ‘숙주’ 라는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지적처럼 어느 사회에서나 부정과 부패는 있기 마련이지만 더 부끄러운 것은 그것을 감추는 일이다. 나아가 잘못을 정당화하며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면 참담한 노릇이다. 정의기억연대에서 윤 의원은 서열이 몇 번이었을까.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들은 몇 번으로 기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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