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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급변하는 패션 시장 ‘포스트코로나’를 준비하자

[칼럼] 급변하는 패션 시장 ‘포스트코로나’를 준비하자

기사승인 2020. 06.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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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봉 홍익대 패션대학원 원장·디자이너
Lie Sangbong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르고 거리마다 하얀 마스크는 미래도시 영화 속의 거리를 연상시킨다. 매장마다 봄의 시작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조기 세일이 시작됐지만 여름의 시작인 지금도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불확실성으로 가을·겨울시즌을 준비하는 생산라인은 의욕과 희망보다는 견뎌야 한다는 사명감이 더 크다고 얘기하고 싶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들은 1년에 4번에서 8번씩 패션쇼를 진행한다. 패션의 4대 발상지인 뉴욕·런던·밀라노·파리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고, 7월에 열리던 남성복 패션위크는 온라인으로 진행되거나 여성복 시즌인 9월로 연기됐지만 이 또한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생로랑은 파리 패션위크에 불참을 선언했고 구찌는 1년에 패션쇼를 계절에 따라 2회만 진행하고 기존의 패션 캘린더를 버리고 새로운 플랫폼을 만든다고 한다.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와 영국패션협회(BFC)도 패션산업의 시스템은 반드시 모든 영역에서 변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패션업계는 발빠르게 기존 질서에서 새로운 플랫폼 찾기에 모든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필자는 IMF사태 때 글로벌진출을 위해 파리 수주회에 참가하면서 파리 패션위크·뉴욕 패션위크 그리고 뉴욕 맨해튼에 플래그숍을 오픈해 5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도전했던 글로벌의 꿈을 접고 매장을 철수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코로나19는 세계 패션계뿐만 아니라 국내 디자이너들에게도 고통의 날들을 주었다. 재택근무·온라인 수업·사회적 거리두기 등 패션과 가장 열악한 상황이 전개되고, 해외에서도 패션 관련 행사들이 속속 취소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국내도 서울패션위크와 패션코드도 불확실해지면서 해외 마케팅에 힘을 쏟던 젊은 디자이너들도 손을 놓아버렸다.

이제 디자이너들은 온라인 유통과 콘텐츠 개발로 룩북이나 SNS·홈페이지 등 바이어와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요소들을 찾아내야 한다. 온라인의 다양한 패션쇼 시도와 오프라인 패션쇼의 축소로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생존 경쟁이 가장 중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패션 산업은 창의적인 디자이너의 배출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세계 패션의 주류로 올라가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코로나19로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보다 새로운 시대에 패션의 변화를 예측하고 준비해야 한다. 오프라인의 세계 패션계의 진출보다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것이 더 쉽게 세계적인 브랜드의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새로운 지원사업도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예전에도 IT강국으로서 패션과 IT의 접목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너무나 즉흥적이었다. 이제는 전문적인 인력들의 운영과 협업이 요구된다. 패션은 봉제·섬유·뷰티까지 종합적인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에 있다. 정부도 패션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펼쳐야 한다. 꿈을 위해 도전하는 젊은 디자이너들과 어려운 상황 속에서 견뎌내고 있는 패션 기업들에도 금전적인 지원만이 아닌 콘텐츠 개발을 비롯한 인프라 구축을 국가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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