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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누가 최숙현을 죽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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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누가 최숙현을 죽였는가?

기사승인 2020. 07. 0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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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숙현 선수의 마지막 메시지<YONHAP NO-4635>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 측이 공개한 고 최숙현 선수가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연합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소속팀 지도자와 선배들로부터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지난달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고 최숙현씨 사망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심석희 선수의 폭로로 촉발된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가 조금도 개선되지 않은 채 또 곪아 터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체육계의 폐쇄적인 구조와 미진한 선수보호 시스템 문제를 돌림노래처럼 또 지적했다.

트라이애슬론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를 지낸 최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의 숙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세상을 떠났다.

최씨 사망 이후 최씨가 남긴 녹음에는 지옥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최씨는 소속팀 경주시청 지도자들과 일부 선배들로부터 끔찍한 폭행과 폭언을 지속적으로 당했다. 특히 최씨가 갈비뼈에 실금이 갈 정도로 구타당하고, 식고문까지 당했다는 내용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스포츠는 소수의 엘리트 선수에게만 집중 투자하고 훈련시켜 국제대회 등에서 메달획득의 가능성을 높이는 철저한 ‘엘리트 스포츠’ 형태를 띠고 있다. 이 ‘엘리트’ 선수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특정 종목에서 그나마 ‘선수’로 남기 위해 선수와 부모는 어린 시절부터 감독과 코치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해 선수의 미래는 감독과 코치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감독과 코치의 말은 신격화되고 절대적이게 된다. 결국 이들의 살인적인 폭행과 폭언은 선수를 위한 ‘훈육’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포장되고 선수는 이를 죽을 각오로 참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소속 박인숙 변호사는 “체육계는 상하관계를 넘어 ‘성공은 못 시켜도 망하게는 할 수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코치의 힘이 절대적인 곳”이라며 “자신의 미래가 달려있고 코치 선택지도 많지 않은 일부 종목 선수들은 성폭력이나 구타 등 인면수심의 가혹행위를 당하더라도 신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두현 한국체육대학교 안전관리학 교수도 “지도자들이 법을 모른 채 자신들이 어린 시절부터 보고 배운 폭행·폭언에 의한 교육을 ‘관례’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대한체육회의 피해자 보호시스템 문제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한체육회는 현재 피해자 보호시스템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건의 즉각적인 인지 또는 신고 접수 후 신속한 처리는 물론,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를 통해 2차 피해를 막아야 하고, 무엇보다 피해자 신고를 접수하면 임시보호 등을 통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변호사도 “고인이 가혹행위를 당한 초반에 신고할 여건이 됐다면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진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선수가 가혹행위를 당했을 때 신고할 수 있고, 신고한 이후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시스템이 우선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스포츠 지도자 과정 등을 도입하면서 이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선수와 지도자 모두에게 교육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사후처리보다는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선수, 지도자에게 지속적으로 스포츠 법 등을 교육해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2일 최씨의 사망 사고와 관련해 진상을 규명하고, 앞으로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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