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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제시한 코로나19 위기 속 하반기 경영 전략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제시한 코로나19 위기 속 하반기 경영 전략은?

기사승인 2020. 07.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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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영전략 워크숍서 강조
코로나 장기화 리스크 관리 방점
디지털 혁신에 그룹 역량 쏟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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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하반기 경영 전략은 ‘코로나 대응·고객·디지털·그룹 확장’ 등으로 요약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융그룹들의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실물경제의 리스크가 은행권에까지 확산될 우려가 커진데다, 저금리로 성장성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손 회장은 리스크 관리와 경영 효율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하반기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한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로 흔들린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그룹의 미래를 위한 디지털 혁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손 회장은 최근 내부등급법 전환 승인을 받은 만큼 하반기 인수합병(M&A) 가시화로 그룹 확장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시너지홀에서 온·오프라인 연계 방식의 ‘2020 하반기 경영전략 워크숍’을 개최했다. 손 회장 및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13명과 임원 40여 명은 직접 오프라인 워크숍에 참석했다. 본부장·지주사 부장 등 150여 명의 직원들은 비공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워크숍에 함께했다. 2시간여 진행된 경영전략 워크숍에서는 그룹사별 하반기 사업계획 발표와 손 회장의 CEO 스피치 등이 이뤄졌다.

이날 손 회장은 하반기 우리금융의 핵심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응 ▲고객중심 경영 강화 ▲디지털 혁신 ▲경영효율화 ▲그룹확장 및 시너지 등을 강조했다.

손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예상되는 건전성 악화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등 세상의 변화는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대출이 크게 늘고 연체율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리스크가 은행으로 헉신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손 회장은 리스크 관리 필요성과 더불어,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사업기회 모색에도 힘써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셈이다.

경영효율화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저금리로 수익 창출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비용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쓸 것은 쓰고 줄일 것은 과감히 줄이는’ 전략적 비용절감을 통해 저비용·고효율의 생산적인 조직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비용절감 사례로 우리은행이 지난달 1일 단행한 ‘전 직원 복장 자율화’를 꼽을 수 있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장려할 수 있는 데다, 유니폼 의복비도 절감할 수 있는 묘안이었던 셈이다.

손 회장은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나 비대면 트렌드가 강화될수록 오히려 고객을 향한 진정성을 통해 그룹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높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부터 파생결합펀드(DLF)·라임펀드 사태 등과 관련해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올해 고객 신뢰 회복에 매진하고 있다.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배상 결정을 받아들인 은행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손 회장은 하반기에도 고객 중심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최근 자산관리그룹 내 ‘투자상품전략단’을 새로 만들어, 고객들의 투자위험을 중심으로 상품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겼다.

디지털 혁신도 손 회장이 강조한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우리금융은 지난 5월 ‘Digital for Better Life(더 나은 삶을 위한 디지털)’를 그룹의 새 디지털 비전으로 선포하고, 컨트롤타워인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구축한 바 있다. 손 회장이 직접 디지털혁신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지금이 디지털 혁신의 골든타임”이라며 디지털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그룹확장 및 시너지’를 강조한 것 역시 눈에 띈다. 우리금융은 최근 금감원에서 위험가중자산을 그룹 내부 기준으로 산출할 수 있는 내부등급법 체제로의 변경을 승인 받았다. 이에 따라 BIS 자기자본비율이 개선되고 출자여력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본격적으로 비은행 자회사 M&A에 뛰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아주캐피탈 인수가 유력시된다. 그간 손 회장이 누차 강조해 온 ‘증권사 우선주의’에 따라 적당한 증권사 인수 후보 검토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 자회사가 없다. 투자금융(IB) 부문의 역량을 확대하고 비은행 부문의 순익 기여도를 키우려면 증권사를 인수하는 쪽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에 애로가 많은 상황”이라며 “손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좀 더 긴장감을 갖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가자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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