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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영웅’ 故 백선엽 장군 ‘전투복’ 입고 대전현충원에 잠들다(종합)

‘6·25 전쟁영웅’ 故 백선엽 장군 ‘전투복’ 입고 대전현충원에 잠들다(종합)

기사승인 2020. 07. 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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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안장식 엄숙히 거행···묘소에 다부동 등 6·25 8대 전장 흙 뿌려
서욱 육군총장 "이제 무거운 짐 내려 놓고 평안하시길"
에이브럼스 사령관 "전우여, 안녕히가시라" 마지막 인사
고 백선엽 장군 영현 봉송 행렬
15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백선엽 장군 안장식’에서 육군의장대원들이 고인의 영현을 묘역으로 봉송하고 있다./연합뉴스
“전우여, 안녕히 가시라(Farewell, Friend).”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15일 국군 창군 원로이자 한·미동맹의 상징과도 같은 고(故) 백선엽 장군의 마지막 가는 길에 남긴 말이다.

백 장군은 이날 제법 굵게 내리는 빗줄기 속에 6·25 전쟁 당시 입던 미군 전투복을 입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대전현충원 장군2묘역에서 거행된 안장식에는 유족과 장의위원장인 서욱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에이브럼스 사령관, 예비역 장성단체 성우회 회장단, 역대 참모총장 등 10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안장식은 개식사, 고인에 대한 경례, 추도사, 헌화 및 분향, 하관, 허토(흙을 관 위에 뿌리는 절차), 조포 및 묵념, 참모총장 인사말, 폐식사 순으로 최고 예우를 갖춰 거행됐다.

서 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장군님께서는 사랑하는 전우가 있는 곳에서 행복한 웃음을 짓고 계실 것”이라며 “이제 무거운 짐은 후배에게 내려놓고 평안하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김판규 전 육군참모총장은 추도사를 통해 “장군님은 위기마다 대한민국을 구해 세상 사람들이 ‘살아 있는 전설’로 부른다”며 “조국의 별로 이 땅을 지키시다 하늘의 별이 되신 장군님께서 더 영롱한 별빛을 뿌려주는 호국의 큰 별이 돼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산 파평산, 파주 봉일천, 한강 나루터, 다부동 볼링앨리, 안성 입장초등학교, 주문진 백사장, 지리산 남원초등학교, 화천 소토고미 등 6·25 격전지 8곳에서 가저온 흙을 고인의 묘에 뿌리는 허토 의식은 다부동 전투 참전용사와 한·미 장병 등 8명이 함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안장식장 입장이 제한된 일부 추모객은 묘역 주변에 둘러서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며 예를 표했다.

고 백선엽 장군 영결식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 백선엽 장군의 영결식에서 서욱 육군참모총장이 조사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앞서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영결식이 거행됐다.

이 자리에서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추도사를 통해 “백 장군은 애국자이자 군인 중의 군인, 철통 같은 한·미동맹 창시자 가운데 한 분이었다”며 “전우여, 안녕히 가시라(Farewell, Friend)”고 말했다.

고인이 6·25 당시 지휘했던 1사단장 출신 송영근 전 국회의원(예비역 육군 중장)은 추도사를 통해 “6·25 당시 (고인이) 패배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고 저나 여러분도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지금도 국가장으로 동작동 서울현충원에 모시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조사를 통해 “작년 5월, 장군님을 뵐 때 보여주셨던 자상하지만 유독 빛나셨던 그 눈빛을 더는 뵐 수 없지만, 더 강한 육군을 만들어 달라시던 그 말씀은 더 큰 소리로 제 귓가에 맴돌고 있다”며 “장군님의 그 높은 뜻을 가슴에 새겨 충실히 받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서 총장은 “장군님께서 사랑하는 전우들과 함께 피와 땀과 눈물로 지킨 대한민국을 굳건하게 지켜 나가는 임무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인의 장남 백남혁(67) 씨는 애도사에서 “ 아버지께선 6·25 승리는 아버님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참전하셨던 모든 전우들의 공이었다고 말씀하셨다”며 “오늘 이별은 슬프지만 그토록 보고 싶어하셨던 먼저 가신 전우들을 다시 만나게 돼 저희 유가족들은 또 다른 의미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영결식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역대 육군참모총장, 보훈단체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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