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여의도 칼럼] 중국 미래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야

[여의도 칼럼] 중국 미래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야

기사승인 2020. 08. 06. 18:4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지금처럼 강대강으로 미국과 부딪치면 득보다 실 많아
많은 중국인들이 좌우명으로 삼는 고사성어 중에 안펀서우지(安分守己)라는 것이 있다. 분수를 알고 부화뇌동하지 않은 채 자기를 잘 지킨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양 식으로 말하면 소크라테스가 한 명언인 “너 자신을 알라!”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현대 중국의 최고 지도자들 중 이 금과옥조를 가장 잘 지킨 이로는 단연 덩샤오핑(鄧小平)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주지하다시피 문화대혁명(문혁) 때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과의 정치적 대립으로 인해 엄청난 고생을 했다. 죽다 살아났다고 해도 틀리지 않았다. 문혁 종식 후 최고 권력을 장악한 사실을 상기하면 정치적 운도 좋았다. 설사 류사오치(劉少奇) 전 주석을 비롯한 잠재적 경쟁자들이 문혁 시절 감옥에서 사망했거나 거의 폐인이 된 이후였다고 해도 그렇다. 중국 같은 거대한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되는 것은 뛰어난 능력이나 라이벌들의 부재로만 가능한 일이 아닐 터이므로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한다.

평범한 사람은 아마 엄청난 고생을 했다가 하루아침에 그처럼 처지가 달라지면 눈이 휙 하고 돌아가게 된다. 갑자기 천하의 루저에서 졸부가 될 경우 평상심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는 확실히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평생을 은인자중했다. 최고 지도자이기는 했으나 단 한 번도 당정 권력 서열 1, 2위인 총서기나 국가주석 자리에 오르지 않았다. 그저 군사위원회 주석 자리에 만족하면서 중국의 발전을 위한 개혁, 개방의 큰 그림만 그렸을 뿐이었다.

clip20200806143823
미국과 중국은 국력 차이가 크다. 충돌이 길어지면 손해는 중국이 더 크게 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해서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성도 있지 않나 싶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그는 자신의 인생관을 국정 운영 원칙에도 적용했다.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기름)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다니듯 외친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 종주국이자 대국이나 아직은 명실상부한 중진국조차 아니니 중뿔나게 나대지 말자는 것이 그의 기본적인 철학이 아니었나 보인다.

1997년 2월 그의 사망 이후에도 이 금과옥조는 비교적 잘 지켜졌다. 중국이 쾌속 발전을 해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에서 두려움을 느끼거나 견제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2년 10월 이후 상황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도광양회도 어느덧 유소작위(有所作爲·대국으로서 해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함)로 바뀌었다. 폭발적 경제 성장을 통해 과거 가져보지 못한 자신감을 얻은 것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후 중국몽, 강군몽 등과 같은 구호가 등장한 것은 하나 이상할 것이 없었다. 패권을 추구하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주변국에서 가지지 않는다면 이상할 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급기야 ‘아메리칸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국정 슬로건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본격적으로 태클을 걸고 나왔다. 지금은 완전히 ‘중국 죽이기’가 국가적 정책이 된 듯한 느낌이 없지 않다. 분위기로 볼 때 설사 11월 치러질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정권을 잡더라도 이 정책은 변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해야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의 매파가 “미국의 목표는 중국 공산당 정권의 몰락이다”라고 공공연히 주장하는 것을 보면 진짜 그럴 것 같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국력 차이는 아직 상당하다. 강대강으로 부딪칠 경우 중국이 견디지 못한다. 더구나 미국이 자국 외의 또 다른 패권국가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계속 피력할 정도라면 중국이 앞으로 당할 고통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기지 못할 게임은 하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뻔하다. 아니꼽고 치사해도 굽히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미국에게 “우리는 패권을 추구할 생각이 없다. 슈퍼 파워가 아니다”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이제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서 더욱 은인자중해야 한다는 말이 되지 않을까 보인다.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댓글
기사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