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트럼프, 패닉 조성 않기 위해 코로나19 치명성 알고도 평가절하”

“트럼프, 패닉 조성 않기 위해 코로나19 치명성 알고도 평가절하”

기사승인 2020. 09. 10. 07:0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우드워드 신간 '격노'
"트럼프, 코로나19, 독감보다 5배 치명적 말해"
"국가안보보좌관, 국가안보 위협 보고"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도전 직면, 차분함·단호함 유지 훌륭한 지도자"
TRUMP VIRUS BOO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공황 상태(panic)를 조성하지 않기 위해 그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평가 절하했다고 말했다고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신간 ‘격노(Rage)’에서 밝혔다고 WP·CNN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2월 26일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브리핑을 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공황 상태(panic)를 조성하지 않기 위해 그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평가 절하했다고 말했다고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신간 ‘격노(Rage)’에서 밝혔다고 WP·CNN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인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7일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대해 “당신이 단지 공기를 들이마신다. 그리고 이것이 일어나는(passed·감염되는) 방법”이라며 “그래서 이는 매우 힘들고, 매우 취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매년 2만5000~3만명이 사망하는 ‘가혹한’ 독감보다 더 치명적이라며 “이는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5%(치명률)인데 반해 (독감은) 1%, 그리고 1% 이하”라며 “이것은 치명적인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 우드워드 “트럼프, 코로나19 치명성 알면서도 공황 상태 조성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평가 절하”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전날 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주로 코로나19에 관해 말했다며 “나는 그가 이를 잘 관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드워드는 당시는 상원에서 탄핵 혐의에 무죄가 선고된 지 이틀 뒤여서 탄핵과 관련한 대화를 기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초점을 맞춰 놀랐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곧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미국 정부가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계절성 독감보다 나쁘지 않은 것이라고 전국적으로 말하고 있었고, 그가 이 바이러스가 일반 독감이 아니며 공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까지는 인터뷰 시점보다 몇 주가 걸렸다고 WP는 설명했다.

Trump Woodward Book Virus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2017년 1월 3일 미 뉴욕의 트럼프타워에서 찍은 사진./사진=뉴욕 AP=연합뉴스
◇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트럼프에 코로나19 ‘임기 중 가장 큰 국가안보 위협’ 보고”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밀 정보 브리핑을 받았을 때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은 코로나19가 “대통령 임기 중 가장 큰 국가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이는 당신이 직면하는 가장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WP와 CNN은 ‘격노’를 인용해 전했다.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미국인 67만5000명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약 5000만명의 사망자를 낸 1918년 유행성 독감과 비슷한 수준의 보건 비상사태에 직면한 것이 명백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CNN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인터뷰에서도 우드워드에게 “아주 놀랍다”며 코로나바이러스는 독감보다 5배나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1월 26일 워싱턴주에서 첫 코로나19 증세 환자가 발생했으며 미 정부는 1월 3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중국을 여행한 외국인의 입국을 차단했다. 2월 29일에는 워싱턴주에서 미국 내 첫 사망자가 나왔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했고, ‘평생 한번 있는 보건 비상사태’라는 말을 듣고도 ‘리더십 시계’를 재설정할 수 있다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으로 우드워드는 평가했다고 CNN은 설명했다.

트럼프 우드워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지난해 12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를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쪽)·믹 멀베이니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왼쪽) 등이 지켜보고 있으며 대통령 전용 ‘결단의 책상’ 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찍은 대형 사진이 놓여 있다./사진=CBS 트위터 캡처
◇ “트럼프, 공황 상태 조성 않으려 일부러 위험 폄하...젊은 층 감염 위협 인정”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3월 19일 인터뷰에서 공황 상태를 조성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위험을 경시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젊은 층의 감염 위협도 인정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오늘과 어제, 나이 든 사람들과 같은 많은 젊은이에게서 (감염자가 발생하는) 매우 놀라운 사실이 나왔다”며 “나는 언제나, 아직도 이를 폄하하길 원한다. 왜냐하면 공항 상태를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4월 3일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위험을 여전히 경시하면서 그것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이틀 뒤인 5일 우드워드에게는 “끔찍한 일이다. 믿을 수 없다”고 했고, 4월 13일에는 “너무 쉽게 전염될 수 있다. 당신은 믿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8월 5일에는 “어린이들은 거의 이 질병으로부터 면역돼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인터뷰에서는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경고를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며 말을 얼버무렸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7월 마지막 인터뷰에서 “바이러스는 나와 상관없다”며 “내 잘못이 아니다. 그건, 중국이 망할 바이러스를 내보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Trump
케일리 매커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극복하기 어려운 도전에 직면, 차분함·단호함 유지, 훌륭한 지도자”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드워드의 ‘격노’가 ‘단지 또다른 정치적 저격(hit job)’이라고 비난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방대법관 후보 목록을 발표한 뒤 ‘격론’ 관련 질문을 받고 “나는 이 나라의 치어리더다. 사람들을 겁먹게 하고 싶지 않고 패닉을 만들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자신감을, 힘을 보여주고 싶고 그것이 내가 해온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극복하기 어려운 도전에 직면했을 때 자신감과 차분함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트럼프 대통령)는 공항 상태를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이 대통령은 훌륭한 지도자들이 하는 일, 즉 극복하기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시점에서 침착하고 단호함을 유지하는 일을 한다”고 강조했다.

우드워드의 ‘격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18차례에 걸친 인터뷰와 미 행정부 당국자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집필됐으며 15일 출간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