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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의 콕콕★] 기안84 뒤에 숨은 ‘나혼자산다’ 제작진

[김영진의 콕콕★] 기안84 뒤에 숨은 ‘나혼자산다’ 제작진

기사승인 2020. 09. 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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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속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던 기안84가 한달 만에 MBC ‘나 혼자 산다’에 복귀했다./제공=MBC 방송화면
MBC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의 비겁한 행보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웹툰작가 기안84가 한 달여간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그의 웹툰 속 여성혐오가 짙은 그림체와 대사 탓이었다. 여러 차례 반복된 논란인 만큼 대중도 크게 실망했다. 그가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에서 보여준 소소한 일상과는 거리가 먼 논란이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기안84는 이렇다 저렇다할 이유 없이 4주 가까이 ‘나혼산’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번 논란에 앞서도 이런저런 문제로 몇 번의 하차 요구가 빗발쳤던 만큼, 제작진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시청자들이 꽤 지루한 기다림끝에 받아든 제작진의 입장은 다음과 같았다. ‘기안84가 성숙해진 모습으로 녹화에 복귀할 것이다’란 내용이었다. 거꾸로 해석하면 모든 논란은 기안84가 성숙하지 못한데서 비롯됐다는 얘기다.

문제 있는 출연진을 하차시키거나, 제대로 된 사과와 함께 ‘지켜봐달라’는 입장을 내놓았던 여느 예능 제작진과는 확연히 다른 대응 방식이었다. 성(性) 인지 감수성이 높아진 사회 분위기를 파악 못하고, ‘나혼산’ 제작진만 역행하는 모습이었다.

나혼산
MBC ‘나 혼자 산다’의 주요 출연진인 기안84(왼쪽부터)와 박나래, 박세리, 김민경, 이시언이 한데 모였다./제공=MBC ‘예능연구소’ SNS
논란이 시작된 지난 8월부터 ‘나혼산’ 시청자 게시판엔 기안84의 하차와 관련한 글이 무려 3700건 넘게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기안84의 웹툰 연재 중단 및 방송 하차 요구가 올라와 무려 13만여 명이 동의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를 묵과하고 기안84를 방패로 삼은 뒤 뒤에 숨었다.

제작진이 ‘일단 숨어서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행동한 데는 ‘나혼산’이 MBC 예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한다. ‘나혼산’은 금요일 밤 황금시간대에 배치된 MBC의 장수 간판 예능으로, 고정 시청자들을 많이 확보했다. 따라서 제작진은 기안84의 이번 논란이 늘 그래왔듯 ‘지나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고정 시청자들의 저력(?)을 믿은 모양이다. 큰 타격이 없을 거란 자신감이 아니고서야 성숙 운운한 입장을 내놨을 리 만무하다.

기안84의 복귀를 앞다퉈 반기는 다른 출연진의 모습도 황당했다. 멤버들은 “유난히 반가운 분”이라며 호들갑을 떨었고, 기가 죽은 그에게 “완벽한 사람이 어딨냐”며 위로했다. 마치 기안84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방송에 못 나왔다는 듯한, 시청자들의 하차 요구가 그저 예민한 반응이었다는 듯한 방송 분위기는 시청자들을 향한 기만으로 느껴졌다.

일각에서는 예술 영역에 들이대는 잣대가 유독 엄격하고 올바르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혐오가 얼룩진 창작물이 더 큰 혐오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작품을 통해 학습된 혐오가 실생활에서 드러나고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심지어 ‘표현의 자유’를 누구보다 중요시 하는 미국도 ‘혐오의 표현’에 대한 검열은 보수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다.

무엇보다 기안84는 ‘나혼산’에 본명 ‘김희민’이 아닌 ‘기안84’로 참여하고 있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을수록 그의 작품에도 대중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예전같지 않지만, ‘공공재’로써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나혼산’ 제작진이 이를 모를 리 없다. 손에 피 한 방물 안 묻히고 기안84의 자진 하차를 유도하겠다는건지, 아니면 고민할 가치조차 없는 문제라고 판단했는지 제작진의 진짜 속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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