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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경쟁하는 KB·신한금융…M&A·투자유치도 ‘닮은꼴’

리딩경쟁하는 KB·신한금융…M&A·투자유치도 ‘닮은꼴’

기사승인 2020. 09.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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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M&A 자금마련
회계처리 등 신한과 방법 같아
1년차로 신용평가등급 획득
글로벌 사모펀드 협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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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금융그룹의 자회사가 된 푸르덴셜생명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3연임을 가능케 한 밑거름이 됐다.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까지 품에 안으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며 추진했던 절차를 보면 신한금융그룹이 보인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 시 진행했던 자금조달 방법과 인수 회계처리 등을 KB금융이 따라가는 모습이다. 해외 자금조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글로벌 신용평가등급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지주사 중 처음으로 획득했고, 이듬해 KB금융이 받았다. KB금융은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는데, 이에 앞서 신한금융이 IMM 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RK) 등과 손잡고 협업하고 있다.

이 때문에 IB시장에서는 KB금융이 신한금융 갔던 길을 밟아가고 있다며,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3일 자회사로 편입한 푸르덴셜생명의 경영실적을 3분기부터 반영한다. 푸르덴셜생명 인수효과로 2000억원 이상의 염가매수차익을 인식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평가한다. 하지만 KB금융은 경상이익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염가매수차익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진행한 회계처리와 같은 방향이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효과로 대규모 일회성 이익을 반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는 2022년 도입되는 신 보험회계기준 IFRS17에 대비해 보험부채를 선제적으로 시가 평가하고, 회계상 영업권을 반영했다. 염가매수차익을 일시에 반영해, 추후 장기간 보험부채를 늘려야 하는 부담을 제거한 것이다. KB금융 역시 이러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도 신한금융의 자금 조달 과정과 닮아있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자금 2조3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3번에 걸쳐 1조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한금융도 2018년 오렌지라이프 인수할 때 원화·외화 포함 1조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신한금융이 금융지주 투자에 인색했던 기관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시장규모를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국제 신용평가등급을 획득한 것도 신한금융이 앞섰다. 신한금융은 2018년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A1’등급을 획득했는데, 국내 금융그룹 중 최초다. 신한금융은 이듬해에도 S&P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았다. 이어 KB금융도 지난해 무디스와 S&P로부터 국제 신용평가등급을 획득했다. 국제 신용평가등급을 받게 되면 조달시장을 국제금융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다. 최근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진 상황에서 꼭 필요한 자격이다.

아울러 KB금융은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과 손잡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들어가기로 했다. 또한 KB금융이 발행한 2400억원 규모 교환사채에 칼라일이 투자해,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금으로 활용하는데 도움을 줬다. 시장에서는 KB금융이 자사주를 활용해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동시에, 칼라일을 통해 해외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성공적인 제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사모펀드와의 협업도 신한금융이 한 발 앞섰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IMM PE로부터 전환우선주 투자를 받았고, KKR과는 자산운용부분에서 협업하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이 유상증자를 통해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를 새로운 주주로 유치했다. IB시장에서는 KB금융도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자본비율이 하락한 만큼, 자본확충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금 마련과 회계처리 등 KB금융의 경영 판단이 신한금융이 지나갔던 과정을 밟아가는 모습”이라며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관계자는 “자금 조달, 회계 처리 방식이 한정된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먼저 시도 했다고 해서 리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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