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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차인 지원한다고 임대인 권리를 침해해도 되나

[사설] 임차인 지원한다고 임대인 권리를 침해해도 되나

기사승인 2020. 09. 2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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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대료 인하를 요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법안이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고 23일에는 법사위 24일에는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지난 7월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규제한 데 이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발생 시, 임대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상가의 임대료를 감액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의 취지는 어렵지 않게 추론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임대료를 내기도 벅찬 자영업자들을 지원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개정안은 정부가 재난을 당한 이들에게 재정을 지원하는 정책과는 차원이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비록 임차인들을 지원한다는 명분이라고 하지만 이런 식의 규제는 상가 소유자의 임대에 관한 결정권을 침해한다. 그렇게 해도 되는지 성찰해봐야 한다.

임차인은 약자이고 임대인은 강자이므로 이렇게 해도 된다고 본다면 너무 단순하고 위험한 생각이다. 노후를 위해 개인적 저축에 은행 융자를 보태 상가를 매입·임대해서 임대료로 은행 이자도 내고 생활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런 규제가 보태지면 상가의 가치가 곤두박질쳐 팔기도 어려워져 은행 이자를 감당 못 한 상가들이 경매에 붙여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가의 분양과 공급에도 문제가 생긴다.

폐업이 속출하는 마당이기 때문에 임대인도 임대료를 조정해 상가를 공실로 두지 않으려는 유인이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만나 임대료를 조정할 자리를 만들어주는 선에서 멈추는 게 좋을 것이다. 이를 넘어서는 개입은 자칫 다른 이의 권리를 해치고 그 효과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로 폐업위기에 내몰린 임차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상가 임대료를 임대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감액할 수 있게 하는 법적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그 취지야 공감하지만, 이런 입법이 임대인의 본질적 권리를 침해하는 게 아닌지, 다른 방안은 없는지 정부와 국회가 잘 살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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