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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피격 해수부 공무원 아들, 문대통령에게 편지 “아빠 명예 돌려달라”

북한 피격 해수부 공무원 아들, 문대통령에게 편지 “아빠 명예 돌려달라”

기사승인 2020. 10. 0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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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공무원 자부심, 월북 설명 안 맞아"
북한 피격 공무원 아들 자필 편지 공개
북한 피격 공무원 아들 자필 편지. / 연합뉴스
서해상에서 실종됐다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진 공무원 A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정부의 ‘월북’ 설명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A씨의 명예를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A씨의 아들은 5일 언론을 통해 공개한 자필 편지에서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저희 아빠가, 180㎝의 키에 68㎏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A씨의 아들은 정부가 A씨가 월북했다고 판단하며 내놓은 설명 중 하나인 ‘A씨의 신상정보를 북한이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총을 들고 있는 북한군이 인적사항을 묻는데 말을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라에서 하는 말일 뿐 저희 가족들은 그 어떤 증거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 발표를 믿을 수가 없다”며 “저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됐다는 사람이 저의 아빠라는 사실도 인정할 수 없는데 나라에서는 설득력 없는 이유만을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씨의 아들은 A씨에 대해 “제가 다니는 학교에 오셔서 직업 소개를 하실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으셨고 서해어업관리단 표창장,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장, 인명구조에 도움을 주셔서 받았던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 표창장까지 제 눈으로 직접 보았다”며 “이런 아빠처럼 저 또한 국가의 공무원이 되고 싶어서 현재 준비하고 있는데 이런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 아빠”라고 강조했다.

특히 A씨의 아들은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A씨의 아들은 초등학교 1학년으로 소개한 동생이 “아빠가 해외로 출장 가신 줄 알고 있다”며 “이런 동생을 바라봐야하는 저와 엄마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달라”며 “하루빨리 아빠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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